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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문제와 북한 핵문제

동국대 석조교수/전 통일연구원장

글 | 김태우 미카엘 필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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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4월 2일 이란과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국 그리고 독일로 구성된 7자회담에서 이란 핵문제의 해결을 위한 중대한 돌파구가 마련되었다. 이란이 1만9천개 원심분리기를 6,014개로 감축하고 보유 중인 농축우라늄을 3.67%의 저농축 우라늄으로 전환하기로 했으며, 중수로도 무기급 플루토늄 생산이 불가능하도록 재설계하기로 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전면사찰을 허용하기로 약속했다. 서방국들은 최종합의 서명과 동시에 이란에 가해온 모든 제재를 해제하기로 했다. 이란 핵문제가 이대로 타결된다면 세계 비확산체제와 중동정세 그리고 석유시장에 엄청난 파장을 미칠 수 있는 뇌관을 제거한 쾌거가 될 것이 분명하다. 
 
 
  이란의 핵개발 역사
 
  북한 만큼은 아니지만 이란의 핵문제도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이란은 1968년 핵무기비확산조약(NPT)에 가입하고 1974년부터 IAEA의 사찰을 받았지만 1970년대 팔레비 국왕 시절 비밀리에 핵무기 개발을 진행했었다. 1979년 팔레비의 실각과 함께 핵무기 개발은 중단되었지만 1980-1988년 이란-이라크 전쟁 동안 재개되었다가 2002년 8월 이란저항국민협의회(NCRI)라는 반정부 단체가 이란의 비밀 핵시설을 폭로하면서 국제사회의 주요현안으로 대두되었다. 2004년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유럽연합(EU) 3국이 협상에 나섰지만, 2005년 이슬람 원리주의자인 아흐마디네자드(Mahmoud Ahmadinejad)가 대통령에 취임하면서 대화는 결렬되었고, 2006년에는 석유금수, 금융차단 등 유엔의 경제제재가 시작되었다. 이후 미국이 본격적으로 협상에 참여하면서 7자회담 체제가 등장했지만, 이란은 굴하지 않고 러시아와의 협력으로 부셰르에 1,000MW급 가압경수로를 건설했으며, 중수로, 우라늄광산, 채광시설, 정련공장, 변환공장, 농축시설, 재처리 연구관련 시설 등 핵관련 시설들을 백화점식으로 확보해나갔다. 
  이랬던 이란 핵문제가 해결의 실마리를 보인 것은 2013년 온건 중도파인 하산 로하니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부터였다. 7자회담이 재개되어 2013년 에는 잠정합의안이 도출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4월 2일에는 최종합의안을 마련하게 되어 최종 서명만을 남겨두게 된 것이다.
 
 
  국제사회의 딜레마
 
  이란 핵문제가 미궁을 헤매는 동안 국제사회는 진퇴양난(進退兩難)의 딜레마에 처해야 했다. 첫째, 이란은 인구 8천만 명을 가진 중동 최대의 이슬람 국가로서 세계 4위의 석유 매장량을 자랑하는 에너지 부국인데다 핵보유 동기 또한 강력했다. 통상 핵보유는 ‘국제위상(prestige)'이라고 하는 정치적 동기와 ‘안보(security)’라고 하는 군사적 동기에 의해 추구되는데, 이란의 경우 정치적 동기로 시작하여 시간이 지나면서 군사적 동기가 추가되는 양상을 보였다. 팔레비 시절 이란은 대미 및 대이스라엘 관계가 양호했기 때문에 심각한 안보위협을 느낄 이유가 없는데도 이슬람 세계의 맹주자리를 의식하면서 핵개발을 추구했고, 이슬람 정통주의 정부 수립 이후에는 미국의 적대적인 대이란 정책에 직면한 상태에서 핵보유를 추구했다. 1981년 이스라엘이 이라크 오시라크(Osiraq) 원자로를 파괴한 사건도 이란의 핵동기를 부추기는 촉매제가 되었다.
  둘째, 북한 핵문제와 함께 이란 핵문제는 비확산 체제의 건강성을 가늠하는 시험대이자 미국의 대량살상무기 반확산 정책의 성패를 결정짓는 분수령이었다. 북한이 반확산 정책에 저항하면서 핵실험까지 강행한 상황에서 이란마저 핵보유를 강행한다면 북한과 이란의 핵문제는 비확산 체제를 뒤흔드는 이어탁수(二魚濁水)가 될 수 있었다. 셋째, 이란 핵문제는 중동의 안보지도를 바꿀 만큼의 파괴력을 가진 사안이었다. 이란의 핵보유는 중동의 군사균형을 무너뜨리고 핵확산 도미노를 초래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은 ‘불확실 전략(policy of  ambiguity)'을 포기하고 공개 핵보유 정책으로 선회했을 것이고, 이스라엘-이집트 간 전략균형이 붕괴되면 이집트도 핵무장을 시도할 수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알제리 등도 핵보유를 검토할  것이다.
  넷째, 그렇다고 해서 군사력을 동원한 ‘수술적 해결’이 가능했던 것도 아니다.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평정작전을 전개하던 미국이 이란에 대해 군사행동을 취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웠고, 이스라엘에 의한 군사공격도 현실성이 부족했다. 1981년 당시 이스라엘은 공군기를 동원하여 건설 중인 이라크의 40MW급 오시라크 연구로를 파괴했지만, 이란의 여건은 달랐다. 이란의 핵시설들은 이스라엘로부터 1,600km 이상 이격되어 있고 한반도의 16배에 이르는 광대한 국토에 산재하고 있어서 F-15 및 F-16 전투기들이 이 시설들을 공습하기 위해서는 공중급유를 받으면서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터키 등의 영공을 무단 통과해야 한다. 이란이 강력한 대공방어망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까지 감안한다면 공습이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
 
 
  북핵 해결 긍정효과 가능성 높지 않아
 
  이렇듯 국제사회가 이란 핵문제를 놓고 딜레마에 빠져있는 중에 이란 핵문제가 타결된다면, 이는 온 세계가 환영하는 쾌거가 될 것이다. 그럼에도 이란 핵문제의 해결이 북한 핵문제의 해결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높지 않으며, 북핵 해결 앞에는 여전히 많은 고산심곡(孤山深谷)들이 자리잡고 있다.
  물론, 긍정요인들도 있다. 우선, 북한에게 소중한 선례가 될 수 있다. 현재대로 이란 핵문제가 타결된다면 이는 “이란이 경제를 살리기 위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국제사회가 이란의 평화적 핵활동을 보장해주고 각종 제재들을 해제하는 것”이 된다. 36년간 경제제재를 받으면서 이란은 석유수출 급감과 GDP 감소를 경험해야 했고 국민은 천정부지의 물가와 20%에 육박하는 실업률에 시달렸다. 경제제재가 풀리면 경제는 다시 호황을 맞게 될 것이고, 핵사찰을 받으면서 평화적 핵이용을 지속하게 될 것이다. 북한의 경우에도 핵포기가 가져올 경제개선 효과는 이란에 못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핵사찰을 수용한다면 국제사회는 경수로를 지어주고 안정적인 연료공급을 보장할 것이다. 남북간 교류협력도 급물살을 타게 될 것이며, 테헤란 시민들이 그랬듯 평양 시민들도 환호할 것이다. 유엔과 미국이 북핵 협상에 전념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요인이어서, 2008년말 이래 ‘휴업’ 상태에 있는 6자회담도 활성화될 것이다.
  그럼에도 이란 핵문제의 해결은 북한에게 체제위기감을 가중시켜 더욱 핵보유를 재촉하게 만들 가능성이 있으며, 현 북한정권의 언행을 종합하면 이런 부정요인이 더 크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를 의식하듯 4월 1일 유엔주재 북한 대표부의 한 관리는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란 핵협상에 관심이 없으며 북한은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요컨대, 이란 핵문제의 타결이 북한에게 핵무기의 실전배치, 대륙간탄도탄의 개발, 증폭분열탄 및 수소폭탄의 개발 등을 재촉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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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15-04-18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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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우 미카엘
· 1950년 대구출생, 경북중고, 영남대 상대 경영학과
· 한국외대 통역대학원(한-영 동시통역 전공)
· 미 캘리포니아 몬트레이통역대학원 수료
· 뉴욕주립대(SUNY Buffalo) 정치학 박사 (국제안보/핵문제 1989)
· 동국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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