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국민은 돌 반지를 들고 나갈 것 같다>
  
  오늘 조선일보에 이런 기사 제목이 있다.《480억 헛돈 쓴 서울 한복판 ‘유령 마을’, 8년 만에 헐린다》어디 서울뿐이겠나. 서울 안에서도 저것뿐이겠나? 지금 조선 천지에 저런 일이 안 벌어지는 데가 없다. 우리집 앞에만 해도 멀쩡한 바다를 ‘해양 신도시’란 이름으로 500여억 원(?)을 들여 매립해 놓고 20년 가까이 버려두고 있다. 세관 건물을 4층으로 근사하고 크게 지어놓고 10년도 안 쓰고 다른 데로 이사갔다. 합포구청을 늘씬하게 지어놓고 5년 정도 쓰다가 구청이 폐지돼 버렸다. 승객은 하나 없이 고추나 말리는 공항이 전국에 널렸다. 이런 예를 일일이 들자면 밤낮으로 해도 시간이 모자랄 것이다.
  
  저러다가 경제 식민지라던 IMF를 맞았다. IMF의 첫 말이 “불용예산을 없애라”였다. 그때 식겁을 하고서도 불용예산은 도리어 늘어났다. 났을 정도가 아니라 그냥 길가에 돈을 뿌리는 형국이다. 또 관리가 나라를 망쳐 먹으면 국민은 돌 반지를 들고 나가게 될 것이다. 이대로라면 그날이 들이닥칠 것은 다만 시간 문제다.
  
  사람이나 국가나 있을 때 아껴야 한다. “섬으로 있을 때 아껴야지 말(斗)로는 아껴지지도 않는다”는 속담이 새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