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임영호 명예교수가 12일자 부산일보에 '미디어비평, 전직 언론인의 변절'이란 칼럼을 발표했다. 임영호는 언론인의 재취업에 대한 비판 내용을 다루면서 "이진숙은 여러 모로 극단적 행보를 보여 준 인물이다. 언론사 사장 출신이면서도 퇴직 후에는 보수단체에서 활동하면서 강성 발언으로 주목받은 전력이 있다. 방통위원장으로서는 임명 당일 위원회 구성도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공영방송 이사진을 임명하는 파격적 행태로 하루만에 탄핵 대상에 올랐다. 명색이 장관급인 위원장의 역할은 현 정권의 공영방송 탈환을 위한 정치게임에서 일회성 행동대원에 불과했다."고 썼다.(중략)
  
  "이진숙은 MBC 기자 시절 보도국장 추천제를 무력화하려는 회사측에 맞서 노조파업에 앞장선 강성파였고 최초의 여성 종군기자로 한때는 젊은이들의 역할 모델이었다. 이 시절의 이진숙에게서 좌파에 장악당한 공영방송 탈환을 위해 진흙탕 싸움에 뛰어 든 보수전사를 상상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이후에 상반된 행보를 단지 언론인의 예외적 변절로 보기도 어렵다. 언론인중에는 유사한 전향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비슷하게 악명을 떨친 이 동관 전 방통위원장이나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역시 기자 출신이다.(중략)"
  
  임영호가 지적한 대로 이진숙 위원장이 '공영방송 탈환을 위한 정치게임에서 일회성 행동대원'이었다는 지적은 일방적인 비판과 매도(罵倒)일 뿐이다. 좌파성향의 거대야당과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가 '공영방송 경영권'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얼마나 발버둥치며 악랄하게 놀아나고 있는지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읊어대는 헛소리처럼 들린다. 예를 든 인물도 이동관과 류희림만 거명하고 한겨레신문 출신 정연주가 KBS 사장 자리를 낚아채고 권태선이 MBC 재단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 자리를 내놓지 않으려고 몸부림친 사례는 예외로 한 것이 이상하기 짝이 없다. 계속되는 임영호의 글.
  
  "기자들은 초년 시절부터 사회 최상층과 상대하면서 엘리트 의식과 특권의식을 습득하게 되고, 이는 권력지향성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늘 대우만 받다 보니, 이 대우가 언론에 대한 도덕적 기대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 대단한 신분이라서 그렇다고 착각하기 쉽다. 그래서 퇴직 후 느끼는 사회적 박탈감은 기자 직군에서 유독 강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변절 언론인의 상반된 모습을 이어주는 고리는 바로 엘리트 의식과 권력 지향이다. 이진숙 기자 역시 이명박 정권 때는 한직(閑職)을 떠도는 신세가 되었다가 발탁되어 파격적인 고속 승진의 출세 길을 걸어 지역 MBC 사장에까지 올랐다. 이 선택으로 기자 시절의 엘리트적 자존심을 살리게 되었지만 그 선택의 대가는 변절이었다.(중략) 이진숙은 외부의 차가운 시선과는 달리 자신의 지위에 걸맞는 자리 이동쯤으로 여길지도 모르겠다."
  
  이같은 지적 또한 임영호다운 사례 열거일 뿐이다. 이진숙의 MBC 보도국 동료기자 가운데 정계(政界)에 입문한 정동영, 박영선, 박광온, 노웅래 등의 변절에 대한 언급은 피해가면서 유독 이진숙만 후벼파고 있다. 정동영과 박영선은 행동대원 노릇 하지 않았는가? 노웅래는 어떻게 했는가? 앞잡이들은 따로 있지 않은가?
  
  임영호는 또 "기자들의 그릇된 재취업을 금기시하는 직업규범이 존재하지 않는 것도 상황을 악화시킨다"고 지적했다. "과거에는 그나마 윤리적 비난을 피해 조용히 이직하던 것이 관행이었지만 이제는 영전과 출세를 드러내 놓고 축하하는 분위기라는 점은 더욱 우려스럽다. 부끄러움조차 사라진 직업사회에서 높은 직업윤리와 신뢰를 기대하기 어렵다"고도했다.
  
  임영호는 언론인들을 칼질하면서 '엘리트 의식'과 '권력지향성 유혹' '기자 초심이탈' '직업윤리 기대 어려워' 등으로 난도질했다. 국립대학에서 미디어학 전공 교수가 미디어 관련기관에서 활동하는 언론인들을 이렇게 짓밟고 무시하는 것이 학자로서의 정당한 처신인가? 임영호가 가르친 제자 가운데 언론인은 없단 말인가? 자기 얼굴에 침뱉는 격이 아닌가? 언론인의 재취업을 욕하기 전에 대학교수들의 곡학아세(曲學阿世)와 어용교수(御用敎授)들의 치사하고 부끄러운 행태부터 반성하자고 호소하는 것이 우선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