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어딜 가나 배낭여행자들이 즐겨 찾는 게스트하우스(도미토리)가 있다. 참으로 새롭고 자유분방(自由奔放)한 공간이다. 여행을 좋아하는 세계인들, 나처럼 나이 든 사람도 있지만(*사실 일본인 외 한국인은 거의 본 적이 없다.) 대부분은 혈기방장(血氣方壯)한 젊은이들이다. 이곳엔 빈부의 차이도 인종차별도 종교적 갈등도 학력도 다 겉치레에 불과하다. 묻지도,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말만 통하면 된다. 금방 다 친구가 되고 다음 여행지 동행자가 되기도 한다. 물론 요즘 말로 따끈따끈한 최신 여행 정보를 포함 세계가 돌아가는 국제정세(國際情勢) 그리고 자국의 정치 경제 등 나름의 생각과 의견도 주고받는다. 때론 민간외교관(民間外交官)으로 돌변(突變), 자국(自國)의 자랑과 변론(辯論)에 앞장서기도 한다. 다들 저절로 애국자들이 되는 곳이다.
  
  이번에 만난 브라질 친구도 그렇다. 그는 여행자는 아니지만, 세계인들과 대화 나누는 걸 좋아해서 게스트하우스를 택했다. 이런 경우를 꽤 많이 봤다. 노르웨이 오슬로, 호주 시드니, 프랑스 파리와 싱가포르 등. 즉 이들은 직장에서 파견됐거나, 일부러 영어를 배우러 온 자들 그리고 워킹홀리데이로 온 자들이다. 아무 조건 없이 기탄(忌憚)없이 영어를 매개로 영어 연습 겸, 대화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한 재미있는, 한편 한심하기 짝이 없는 사례도 많이 봤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단 낫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사례 3: 브라질 친구는 나에게 가능한한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어 했다. 대개 여행자들은 보지 않거나 볼 수 없는 곳이었다. 미국도 여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추하고 위험한 면이 있으니 보면 도움이 된다고 했다. 노숙자(露宿者)들 집단 거주지였다. 흔히 볼 수 있는 코리아타운 주변이나 버스 정류장 주변이 아니었다. 센트랄 LA지역을 벗어난 곳, 웨스트(이스터) 할리우드가였다. 이곳은 밤에 가야 진짜 미국의 두 얼굴을 볼 수 있는데 그 대신 너무 위험해서 자동차로, 그것도 선팅한 차창을 닫은 상태로 시속 20~30km로 지나가며 본다는 것이다. 참으로 흥미진진했지만 긴장되기도 했다.
  
  밤 8시경에 그곳을 지나갔다. 그의 말대로였다. 마치 무법지대(無法地帶)처럼 보였다. 보도(步道)에 매트나 신문지 혹은 잡동사니를 펼쳐놓고 그곳에서 드러누워 자는 사람들, 술병을 손에 들고 고함을 지르는 사람들, 금방이라도 우리가 탄 차를 향해 돌진할 것 같은 그들의 광기(狂氣) 어린 눈빛들, 아무 곳에나 방뇨(放尿)하는 자들, 거의 반나(半裸)로 뒤엉켜있는 남녀 노숙자들, 그들이 마구 뿜어대는 담배 연기 등. 설마 할 정도였다. 이에 비하면 그간 내가 보았던 서울역, 영등포역, 종로 지하철 구내, 일본 도쿄 특히 유명 공원(公園)인 우에노(요요기, 시나가와) 공원, 하물며 인도 콜카타와 뭄바이에서 보았던 처절한 모습의 ‘홈리스피플’은 그래도 아직 정신만은 살아있는 사람들로 보였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렇다. 양지(陽地)가 있으면 음지(陰地)도 있는 법. 한쪽만 본 자와 양쪽을 다 본 자의 인생관과 세계관이 같을 수 없다. 그 친구는 나에게 그것을 알려주려고 했던 것 같다. 이 친구의 고향은 브라질 상파울루. 그는 그곳 빈민가(파벨라) 출신이었다. 이곳은 지금도 악명 높은 ‘파벨라’로 뉴스에 오르내리는 곳이다. 내가 이곳을 가본 것은 1997년과 2010년이었다. 세상엔 정말로 드러나지 않는, 아니 찾아보지 않는 어둡고 슬픈 곳이 많다. 나는 운 좋게도 세계 여행을 통해서 좋은 친구도 만나고, 남들은 보지 못한 곳도 많이 보았다. 성공한 大韓民國 여권(旅券)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젊어 고생은 사서도 해야 한다.”라는 말이 있지만, 젊어서 못 해 봤으면 늙어서라도 해 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균형(均衡)이 잡힐 테니까. 어디나 그러하듯 이곳 할리우드에도 극(極)과 극(極)이 존재한다. 한쪽은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이다. 이곳에는 1960년대부터 스크린을 통해 세인(世人)의 심금(心琴)을 울린 불멸의 스타 3000여 명의 이름이 커다란 별과 함께 바닥에 하나하나 또렷이 새겨져 있다. 할리우드를 상징하는 가장 중요한 관광 명소 중 하나이다. 바로 그 반대쪽 거리에는 정반대로 모두로부터 외면받는 곳이다. 내가 만약 전자(前者)는 안 보고 후자(後者)만 봤다면 나는 아마 미국을 ‘헬미국(생지옥)’이라고 비난하고 있을 것 같다. <계속>
  
  감사합니다.
  
  The Two Faces of Hollywood in L.A
  
  Backpackers like visiting guesthouses (Tomitori) all around the world. It's a totally fresh and free-spirited environment. People all across the world like traveling, including the elderly like myself. The majority of them are strong-willed young guys.
  
  There is no distinction between wealthy and poor, no racism or religious conflict here. No one even asks about it. All they need to do is speak with one another. Then they can become friends and travel partners for the following place. Of course, they share their ideas and opinions on the newest travel news, the world situation, and their own governments and economies. Everyone becomes a private diplomat, taking the lead in boasting and appealing for their nation. Everybody instinctively becomes a patriot.
  
  The same applies for my Brazilian acquaintance, whom I met this time. Although he was not a traveler, he enjoyed interacting with people from all over the world, therefore he picked a guesthouse. I've seen several examples like this. Oslo, Norway; Sydney, Paris, and Singapore, among others. In other words, they were despatched from their employment, came here on purpose to study English, and stayed during their working holidays.
  
  Case 3: My Brazilian buddy wanted to show me as much as possible. It was normally a spot that tourists would not visit. He stated that it would be beneficial to visit the United States, which is nasty and dangerous like any other country. It was a group of homeless individuals. It was not in a typical Koreatown or near a bus stop. It was located in West Hollywood, which was outside of Central Los Angeles. We visited here at night. It was so scary that we viewed it while driving slowly with the vehicle door locked. It was both thrilling and nerve-racking.
  
  We passed it by at 8 p.m. It seemed like a lawless zone. People were lying down on the sidewalk with mats, newspapers, or clutter spread out, shouting with bottles of liquor in their hands, their crazy eyes as if they were about to rush at the car we were in, men and women idling everywhere, and the smoke they spewed. This was exactly what my friend stated.
  
  In comparison, the homeless population in Los Angeles was much inferior to anything I had seen before. I am referring to Seoul Station, Yeongdeungpo Station, Jongno Subway Station, Ueno Park (Yoyogi Park, Shinagawa Park in Tokyo), as well as Kolkata and Mumbai, India. Because I mean their eyes were still active.
  
  If there is a sunny spot, there is also a gloomy place. A person who has only seen one side and another who has seen both sides cannot have the same perspective on life and the world. I believe he was attempting to tell me that. He came from a slum in Sao Paulo, Brazil. This location remains in the press as 'Fabella', which is still infamous. I went there in 1997 and 2010. There are many gloomy and depressing locations in the world. I was fortunate to meet nice friends through global travel and visited many locations that others have not. Needless to say, thanks to a successful Korean passport.
  
  The saying goes, "No pain, no gain. Better when young." If we didn't have a hard time when younger, I believe it's still ok when we are older. That manner, we may achieve equilibrium in our lives. Polar opposites exist in Hollywood, as they do everywhere. On one side stands the Hollywood Walk of Fame. The names of 3,000 eternal stars who have touched people's hearts through the screen since the 1960s are vividly imprinted on the floor, each with a huge star. However, on the opposite street, no one is paying attention. If I had only seen the latter, I would have undoubtedly accused the United States of 'Hell America'.
  
  Thanks for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