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 역사에서 첫 종친회를 설립하였다. 창피한 일이지만 종친회 없이 지금껏 살아온 가문인 것이다. 선조는 엄청 부지런하고 수완이 좋아 고을에서 손꼽히는 부자였다. 이는 형제도 원한을 살 만한 이기심의 결과이기도 했다. 얼마나 야박했으면 저의 부친이 공산주의를 추구하게 만든 주 요인의 하나일 정도였다.
  
  이러한 피도 눈물도 없는 선조의 비범한 노력으로 부(富)가 이루어졌다. 선조는 가는 세월을 못 막자 모든 걸 장자(맏아들)에게만 물려주고 가셨다. 남자라도 아래 동생들이기에, 딸들은 여자이기에 안된다는 관습이다. 이것을 처분하여 장자는 서울에 빌딩을 소유할 정도였다.
  
  하지만 선산에 해 놓은 것은 앉은 비석 하나가 달랑이다. 심지어 남은 선산 땅마저 팔아 아들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이 아들들 역시 종친이고 뭐고 그냥 잘 살다 죽으면 다지요 하는 수준들이다.
  
  정신이 아니라 재물만 물려준 결과이다. 이러한 '쌍놈'의 가문을 내 대부터 혁신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장자가 파는 선산을 샀고 부동산들을 여러 개 더 보태서 종친회를 만든 것이다.
  
  우리 가문 첫 종친회의 정신은 이스라엘 정신이다. 망국 2천 년 동안에도 흩어지지 않은 정신과 협동이다. 정신이 죽지 않으니 화(禍)가 복(福)이 된다. 어쩔 수 없는 망국으로 전세계에 흩어져 핍박받았지만 이 고난을 축복으로 전세계를 장악한 이스라엘처럼 말이다. 종친회를 만든다니 조상 우상화로 저주받는다는 기독 친지도 있다. 조상 우상화가 아니라 네 부모를 공경하라는 10계명대로이다.
  
  이러한 정신을 추구하면 남녀 차별, 성씨 차별도 없이 타인이라도 회원이 될 수 있다. 유대인 부부가 한국 여아를 입양하였는데(KBS 자료) 유대인 속에 자랐기에 유대인으로 인정한 것을 따른 것이다. 실제로 첫 회원 명단에 타인을 두 명 포함시켰다. 타인이지만 정기가 바로 선 남녀 분들이다.
  
  종친회고 뭐고 개념 없이 사는 사람들이 많다. 나라가 있어도 역사 박물관 하나 세우지 않고 그냥 살면 그 나라는 부흥은커녕 남에게 예속되고 사라지고 말 것이다. 개인도 가문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규약에, 될 수 있으면 사업을 가문과 함께 이루어 가라고 했다. 남과도 같이 하는데 더욱 못할 것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 실례로 재벌들을 보라고 했다. 불신 세상에서 그래도 가문과 종친 이상 없기 때문이다. 이걸 알면서도 대부분 뿔뿔이 흩어져 남과 일한다. 그래서 함께할 터를 가문과 종친이 만들라는 것이다.
  
  장자가 종친회장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고 규정했다. 종친회를 부흥시킬 최우수 능력자가 회장감이라고 했다. 재벌들도 그래서 무조건 장자가 아니라 능력 자식을 세운다. 그렇지 않으면 전체가 망하기 때문이다. 가문, 종친이 협동, 협조하여 장학을 비롯한 좋은 일들을 하라. 잘 되면 종친을 넘어 사회에 좋은 일을 하라고 규정했다.
  
  사당도 위패나 모시고 귀신 나올 정도로 빈집화하지 말라고 했다. 살림집화하고 디지털 기록물과 유물들을 전시하라고 했다. 선산을 살림화, 공원화, 더 좋기는 관광지화하라. 수목장이 원칙이다. 몸이 흙으로 돌아가 나무로 부활하게 한다. 몸을 불태워 환경을 오염시키고 비용을 낭비하게 하지 말라.
  
  2천 년 유대인들처럼 이 종친회가 유지되겠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 뜻을 받들어 창립자부터 모든 걸 바쳐 시작하려고 한다. 솔선수범자가 있고 또 유익을 끊임없이 만들어 가면 소멸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