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니(30) - 영어는 곧 내 삶의 원동력이었다

오늘 이야기 역시 미국에 관한 것이다. 아니, 정확히 미국인 친구와 나와의 ‘까르마(인연)’ 얘기이다. 나는 1985년 미국 켄터키주에 있는 ‘모어헤드 주립대학교’를 포함 켄터키 주립대학교,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등 6개 대학원에 지원(석사:영문학)했다. 최종적으로 ‘모어헤드 주립대학교’를 선택했다. 학교로부터 입학허가서(I-20)를 받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먼저 LA에 도착, 리알토에 있는 친척 집으로 갔다. 며칠 묵은 뒤 갈 심산(心算)이었다. 사실 내가 모어헤드 대학원에 가게 된 동기는 미국인 친구 때문이었다. 물론 학교 선택과 지원 과정에 따른 자세한 정보(재정 보증) 등 그의 도움이 컸다. 나는 리알토에 도착하자마자 신시네티에 있는 친구에게 전화를 해 곧 만날 것을 약속했다. 누구보다도 먼저 반겨준 친구도 바로 그였다. 전화 통화 후 그 다음다음 날, 나는 엄청난 충격의 통보를 받았다. 그 친구의 이모님이었다. 그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는 것이다. “아니, 이럴 수가!!!” 나에겐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또 한 번 내 생(生)의 큰 전환점(轉換點)이자 변곡점(變曲點)이었다.

당시 나는 서울의 K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뒤 역시 서울 소재 H 대학의 대학원에서 영문학 석사과정에 있었다. 동시에 나는 서울의 S 대학에서 조교로 근무했다. 이 대학에서 나는 미국인 교수 외 필리핀계 미국인 교수 등 한국어 특히 경상도 사투리에 대해 강의를 했다. 일종의 과외 수업과 같은 성격이었다. 이들 가운데에는 미국 대사관 직원도 있었다. 그로 인해 나는 미국 대사관 직원의 사택(광화문 옆, 송현동, 현재 열린송현녹지공원)과 용산의 미 8군 사령부 영내(營內)를 여러 번 구경할 수 있었다. 지금은 두 곳 다 사라지고 없지만, 당시엔 감히 들여다볼 엄두도 낼 수 없는 곳들이었다. 대사관 직원 사택(舍宅)은 높이 2m가 넘는 두꺼운 돌담 때문에, 미 8군 용산 부대는 엄격한 통제 때문에 근처에도 갈 수 없었다. 두 곳의 내부 공통점은 ‘완벽한 미국, 한국 속의 미국 본토’였다.’ (*용산 부대가 미국의 큰 도시라면 송현동의 대사관 직원 사택은 미국의 작은 동네였다. *나는 지금도 광화문이나 인사동 근처에 가면 그때가 생각난다. 용산기지도 그렇다).

용산기지 영내를 대충 한 바퀴 도는데 도로의 끝이 안 보일 정도로 길었다. 도로마다 붙은 이름도 00가(街)로 미국식 그대로였다. 신문 판매대, 패스트푸드점, 극장, 식당, 디스코장, 골프장, 테니스장, 바비큐 파티장, 유치원, 초중등학교와 대학교 등 없는 것이 없었다. 참으로 눈이 휘둥그레졌다(*몇 년 후, 필리핀에의 미(美)대사관에도 가봤지만 사실 많은 곳이 미대사관이나 군부대 시설은 송현동과 용산에서 본 그것과 비슷했다. *뒤늦게 안 것이지만 주(駐)인도 한국 대사관, 주(駐)칠레 한국 대사관 등 내가 직접 찾아가 본 한국 대사관들도 마찬가지였다. 마치 그곳에 한국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했다). (*용산기지를 평택으로 옮긴 뒤 2018년 용산기지는 일반에게 공개됐다. 물론 가보았다. 내 느낌은 한마디로 거대한 죽음의 공간에 서 있는 기분이었다. 1970년대 말, 내가 이곳을 여러 번 방문했을 땐 밝고 활기찬 살아있는 인간의 공간이었다.

송현동 미대사관 직원 사택 이야기. 미국인들은 대화를 좋아한다. 식사 등 이런저런 명분의 파티가 많다. 한번은 나에게 아주 귀한 장면을 보여주겠다며 사택으로 초대했다. 다른 직원이 북경에서 비디오로 찍어온 것인데 내용은 북경 시내와 어느 초등학교의 내부 모습이었다(*당시엔 아직 한중(韓中) 외교가 없던 때다. 1992년 修交함). 한마디로 오늘날 뼈만 앙상히 남은 북한의 어린이들을 보는 듯했고, 북경 시내 모습은 거대한 난민촌을 방불케 했다. 사실 내가 처음 북경에 가본 건 한중 수교(1992) 후 2년 뒤였다. 몇 년 전 송현동 사택의 비디오에서 봤던 것과 조금도 나아진 게 없었다. (*이는 1979년 등소평이 ‘혹묘백묘론’을 제시하며 ‘굶어 죽는 사회주의는 필요 없다’며 실질적 자본주의를 도입했지만, 그 후 5년이 지났음에도 변화는 없었다. 가난은 하늘도 구제하지 못한다는 말을 실감했다. *당대의 싱가포르의 이광료처럼 등소평도 박정희 대통령을 공개 찬양(讚揚)했던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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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친구의 고향인 신시내티를 찾아갔다. 이곳에는 그의 이모님 두 분이 계셨다. 이분들은 이미 나와 친숙한 관계였다. 이 친구가 한국에서 근무한 지난 3년간 나와도 여러 번 전화 통화도 하고 편지도 주고받는 등 아주 가까운 관계였다. 내가 이모 집에 갔을 때, 이전에 내가 인편(人便)으로 보내드린 한복 입은 인형을 계속 거실에 보관하고 계셨다. 따뜻하고 정이 많은 분들이었다. 부모를 일찍 잃은 조카를 성인(成人)이 될 때까지 키우신 분들이었다. 이 친구는 한국 근무를 마치고 다음 근무지인 네팔로 가기 전에 이곳 신시내티의 이모님 집에 들렀다. 네팔 근무를 마지막으로 고향인 이곳 신시내티에 정착할 참이었다고 했다. 그가 나에게 신시내티 주변의 대학을 권한 이유도 이와 무관하진 않았다. 계획은 세우되 결정을 하늘에서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더 이상 이곳에 정(情)을 붙일 수 없었다. 아니 삶과 죽음의 경계선이 모호해졌다. 이렇게 허무하게 순식간에 세상을 뜨다니...!!! 나는 학교 대신 여행을 택했다. 앉아서 더 많은 책을 보는 대신 걸어서 더 많은 세상을 보기로 했다. 먼저 미국 곳곳을 다녔다. 이승만 대통령이 다녔던 조지워싱턴대학, 하버드대학, 프린스턴대학을 포함 내 은사(恩師)가 다녔던 예일대는 물론 조카가 다녔던 UC Berkeley 등, 알링턴 국립묘지, 남북 전쟁에서 가장 참혹한 전쟁터임과 동시에 링컨의 게티즈버그연설의 현장 등등, 스미소니언 박물관, 국회의사당 내부 관람, 알카포네의 상징 앨커트래즈섬 등등. 오래 전부터 궁금했던 곳을 직접 가서 보고 듣고 느끼는 기쁨과 보람은 역시 책이나 사진을 보는 것보다 백배 천배 나았다. 나에게도 좋고 남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좋은 추억들, 모두에게 공개할 수 있는 얘깃거리가 무궁무진(無窮無盡)하다. 내 선택이 옳았다. 이율이 가장 높은 일종의 고부가가치였다. 현명한 인생의 투자였다. *그 종잣돈은 영어, 말하는 영어였다. 세계를 보는 창(窓)이자 세계인과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누는 소통로(疏通路)였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영어를 좋아하고 소중히 여기고 고맙게 생각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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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I’m thinking about(30) - the effect of English on my life

Today's topic is around my friendship with an American. In 1985, I applied to the Morehead State University. Finally, I received an acceptance letter (I-20) from the school and came to the United States. First, I landed in Los Angeles, then went to a relative's house in Rialto. As soon as I got in Rialto, I contacted my friend in Cincinnati and agreed to meet up shortly. The next day, after we spoke on the phone, I received a heartbreaking notice from his aunt. He perished in an automobile accident. "No, no, no way!!!!" It was a huge shock to me.

At that time, I majored in English literature at K University in Seoul and was also a master of English literature at H University Graduate School in Seoul. At the same time, I worked as an assistant at S University in Seoul. At this university, I gave lectures on Korean, especially the Gyeongsang dialect, to American professors and employees of the U.S. Embassy. As a result, I was able to visit the residence of the staff of the U.S. Embassy and the compound of the Eighth Army in Yongsan several times. What they had in common was the "America's mainland in Korea." Both are gone now, of course. *I still remember that time when I go to Gwanghwamun and Yongsan.).

The roadways of Yongsan Garrison were quite lengthy. I felt as if I were in a metropolis in the USA, with newspaper stands, fast food restaurants, theaters, restaurants, discos, golf courses, BBQ parties, kindergartens, elementary and secondary schools, and universities. Actually, I found out later, that the looks at embassies in other nations, including Korea, was similar. (*After being relocated to Pyeongtaek, Yongsan Garrison was available to the public in 2018. Of course, I have been there. What I sensed was, in a word, a vast area of death. In the late 1970s, when I went numerous times, it was a vibrant and active living people environment.

A story about an employee's private house at the US Embassy in Seoul. Americans enjoy talking. Many parties are held for a variety of reasons, including food. One day, he asked me to his private apartment, promising to show me a beautiful scene. Another employee had recorded camera footage inside an elementary school in central Beijing. In short, the children there resembled those in N. Korea. Downtown Beijing had the impression of a massive refugee camp. (*Deung So-pyeong launched actually capitalism in 1979, claiming, "There is no need for socialism to starve to death," but nothing has changed five years later.)

I visited Cincinnati, his hometown. There were two of his aunts. When I got to his aunts' house, I noticed they had a doll in the living room dressed in traditional Korean clothing that I had previously sent them. They had raised their nephew, who had lost both of his parents at a young age, until he reached adulthood. He dropped at his aunts' residence in Cincinnati before relocating to Nepal, his next destination after working in Korea. After finishing his last work in Nepal, he was preparing to return to his hometown of Cincinnati. This is why he invited me to a university in near Ohio. But I found that it is none of our concern but in heaven.

I believed that the distinction between life and death was dim. He departed the globe in an instant...!!! I reflected deeply. I decided to travel. Rather than sit back and read more books, I opted to explore more of the globe on foot. First, I traveled across the USA. I went to Yale College, where my instructor attended, Princeton College, where Pres. Syngman Rhee attended, and UC Berkeley, where my nephew attended. The excitement and fulfillment I got when I visited a location that had sparked my interest for a long time outweighed reading a book tenfold. To me, there are lots of topics to discuss that are accessible to everyone. My option was right. It was a good investment in my life.The seed money was in English, namely spoken English. That's why I still enjoy, adore, and value English.

Thanks for re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