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6일 천안함 4주기 추도식에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박원순 서울 시장 등 새정치민주연합 (구 민주당. 이하 새민련)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TV에서는 그들이 경건하게 헌화, 분향하는 모습을 열심히 내보냈다. 언론들은 이를 새민련의 우클릭이라고 나팔을 불었다.

과연 새민련이 얼마나 진지하게 천안함4주기 행사에 임하는지 확인하고 싶어서 그들의 공식성명을 찾아보았다. 창당 행사 전인 26일 오전 김진욱 민주당 부대변인이 낸 성명이 하나 있었다. 성명 중에 ";새정치민주연합";을 언급하고 있고, 오후부터 그렇게 간판을 바꾸어달았으니 새민련 공식성명으로 보아도 무방하겠다.
하지만 대변인도 아니고 부대변인 명의의 성명이라니? 참고로 말하면 여야 할 것 없이 발에 차이는 게 부대변인이다. 부대변인 명의의 성명이라면, 당이 해당 이슈에 별반 관심이 없다는 걸로 해석해도 된다.

제목부터가 얄궂었다. ";국립대전현충원 참배 관련 서면브리핑";
구두(口頭)브리핑도 아니고 서면브리핑? 게다가 ";천안함 4주기를 맞아";나 ";천안함 46용사를 추모하며";도 아니고, ";국립현충원 참배 관련 서면브리핑";이라니? 하여튼 그 내용을 들여다 보았다.

<오늘(26일) 오후 새정치민주연합 창당대회를 앞두고,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은 안철수, 김한길 두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보슬비가 오는 가운데 천안함 46용사 묘역과 현충탑을 참배하고 헌화 및 분향한 후 천안함 4주기 추모식에 나란히 참석했다.
이날 두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의 대전 현충원 참배에는 신경민, 조경태, 양승조, 우원식 최고위원과 이계안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당 공동위원장, 김관영 비서실장, 이윤석 수석대변인, 박광온 대변인, 박범계 의원, 백군기 의원, 이상민 의원, 진성준 의원 등이 참석했다.
그리고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으로 박원순 서울시장, 송영길 인천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먼저 오전 9시 천안함 46용사 묘역과 9시20분 현충탑을 참배한 두 공동창당준비위원장은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안철수 김한길’ 명의의 조화를 헌화했다.
현충탑 참배 후 김한길 창당준비위원장은 “애국과 희생의 얼을 받들어 나라와 국민을 위한 정치를 실현하겠습니다”, 안철수 창당준비위원장은 “숭고한 희생을 기리며 통합과 평화를 다짐합니다”라고 각각 방명록에 적었다.>

아무리 눈씻고 찾아봐도 당 지도부가 대전국립현충원에 가서 무슨 일을 했다는 얘기만 있지, 천안함 순국장병들을 기리거나, 안보에 대한 결의를 다지는 내용이 없다. 북한의 천안함 폭침을 적시해서 규탄하는 내용도, 천안함 폭침사건 직후부터 수년 동안 민주당이 천안함 폭침의 실체적 진실을 외면하고 국론을 분열시켜 온 데 대한 반성과 사과도 물론 없다.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가 방명록에 적었다는 글의 내용 역시 마찬가지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도 모르고 창당대회라는 잔칫상을 차렸다가, 그에 대한 비난 여론이 비등해지자 마지 못해 낸 성명이라는 것이 너무나도 빤히 눈에 보인다. 지도부가 국립현충원에 가기는 했지만, 아직도 천안함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것을 믿고 싶지 않은 속내가 그대로 나타나 있다. 글의 수준도 일당 몇 만원 받고 정부 홍보지에 글 쓰는 대학생 알바 수준이다. 글에 영혼도, 철학도 없다. 무성의함의 극치다. 반면에 임수경 의원을 ";종북";이라고 비난했다가 벌금형을 선고받은 새누리당 국회의원을 규탄하는 성명에는 열정이 넘친다. 

민주당은 늘 이런 식이다.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 1심 판결 때에도 달랑 네 줄짜리 성명을 냈다. 거기에는 이석기 일당에 대한 규탄도, 총선 때 자기들이 그들과 야합했던 데 대한 반성과 사과도 없었다. 처삼촌묘 벌초하듯이 무성의한 성명이었다.

오늘 천안함폭침 4주기 관련 새민련 성명은, 간판은 바꾸어 달았지만, 그들의 종북 본색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튼튼한 안보? 우클릭? 지나가던 개가 웃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