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槿惠 대통령 임기는 2013년부터다. 그리고 정확히
  20년 前인 1993년부터는 김영삼 前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되었다. 朴槿惠 대통령은, 김영삼 前대통령과
  대통령職의 시작 시점부터 종료 시점까지 항상 정
  확히 20년이라는 시간차를 두고, 임기를 흘려보내
  고 있는 셈이 된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20년이라면 제법 긴 시간이다. 그런데, 안보와 경제
  라는, 두 가지 중요한 측면에 있어, 20년 前 김영삼
  대통령 때의 한국과, 현재 朴槿惠 대통령의 한국은,
  처한 상황이 유사하다.
  
  우선, 안보 면에서는, 북한 핵과 관련한 중대 고비
  처가 임기 중에 발생했다는 것과, 이와 관련한
  대책에 있어, 매우 아쉬운(후회스러운) 대목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서로 유사하다. 20년 前 김영삼
  대통령 당시, IAEA(국제원자력기구)는, 북한과의
  핵협상이 실패로 끝났음을 선언했다(1994년 6월).
  이에, 김일성은, "향후 핵 개발을 더욱 높은 단계로
  진척시키겠다"고 위협해오며 일촉즉발의 긴급상황을
  연출했다. 미국은 북폭에 나설 움직임을 보였지만,
  확전을 두려워 한 김영삼 대통령은 미국의 북폭을
  적극 말렸고, 이 결과로 북한 핵은 김대중 정권 등을
  거치며 고도화 및 소형화의 단계를 밟게 되었다.
  
  그런데, 20년 세월이 흐른 현재의 朴槿惠 대통령이
  보여주는 북한 핵 대응 또한 그때와 비교해 근본적
  으로 미숙하기는 마찬가지다. 동맹인 美國과 더욱
  결속해 북한 핵의 無力化 방안을 도출하는 데 힘을
  쏟았어야 하는데, 오히려 美國을 멀리하고 사실상
  북한 후견인 역할을 해온 中國을 의지하며 시진핑
  이 뭔가 역할을 해주기를 주로 희망해온 상태다.
  북한 핵 無力化 방안의 일환인 '사드'의 한반도
  배치는 논의조차 안되는 상황이 이어졌다. 결국,
  북한의 4차 핵(수소탄?) 실험 도발이 터져나왔고,
  이를 통해 中國의 대북 영향력은 거의 全無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나게 되었으며, 이후 보여준 中國의 대응
  (핵 제재) 또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중이다.
  
  김영삼 前대통령과 朴槿惠 대통령은 이렇게, 북한
  핵 문제라는 중대 고비처에서, 20년이라는 세월의
  차이만 두었을 뿐, 근본적으로 똑같이 문제점을
  노출시켰고, 이로 인해, 한반도는 안보상 위급
  상황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경제적 측면은 어떤가? 20년 前 김영삼 대통령은
  日本을 향해 '버르장머리'라는 일갈을 한 후, 임기
  말에 IMF 사태를 맞았다. 임기 내내 '역사 바로
  세우기'라는 슬로건을 내걸었고, 중앙청 건물을
  철거(파괴)하는 등의 감정적 反日 공세 또한 적극
  전개했다. 그런데, 20년이라는 세월의 간격만 있을
  뿐, 현재도 똑같은 패턴을 보이고 있다. '역사 바로
  세우기'라는 것이, '위안부 사죄와 보상'이라는
  것으로 바뀌었고, 중앙청 건물 철거라는 '파괴
  행위'가, 위안부像 설치라는 '건설행위'로 상징되고
  있을 뿐, 본질은 근본적으로 똑같다. 당시의
  '버르장머리'라는 격한 표현 또한, 오늘날 '천년의
  세월' 등 강경한 표현으로 재탄생한 상태다.
  
  20년 前 김영삼 대통령 임기 말에 한국은 외환
  보유고가 바닥을 드러내 결국 IMF 사태를 맞았다.
  임기 내내 反日을 전개한 것 등 때문에, 당시
  일본으로부터 전혀 도움을 얻어내지 못했다. 그런데
  朴槿惠 대통령 임기末을 향해가는 한국의 최근 금융
  상황이, 원달러 환율 상승추세 등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년 前에 비해 외환보유고는 훨씬
  높아졌지만, 만만치 않은 외부 변수(중국경제 침체,
  미국 금리인상 등)를 고려하면 현재 안심할 수 없는
  단계로 보인다. 최악의 경우, 향후 IMF 비슷한
  국면이라도 혹시 한국 內에서 발생하기라도 하면,
  20년 前 김영삼 대통령과 현재의 朴槿惠 대통령은,
  안보나 경제 측면 모두, 서로 간에 그야말로 '일란성
  쌍둥이'級의 유사함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IMF라는 오명이 항상 따라다니는 김영삼 前
  대통령의 교훈을 되새겨, 또다시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朴槿惠 정부는 금융상황 등을
  면밀히 체크하며 확실한 대응책 마련에 만전을
  기해 나가야 할 것이다. 안보 측면에서는, 사드의
  배치를 비롯해, 북한 핵에 맞서는 모든 유효한
  수단을 구체적으로 준비해 나가는 믿음직한
  모습을 당장이라도 분명히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만시지탄이지만, 남은 임기 동안이라도 이렇게
  노력해야만, 朴槿惠 정부는, 20년 前에 안보 및
  경제 패착을 초래한 '김영삼 정부의 再版'이라는
  불명예로부터 그나마 벗어날 수 있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