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진정책을 시행하는 者를 공산주의 理論界에서는 '좌경(左傾)기회주의자'라고 한다. 레닌은 이러한 좌경분자를 '소아유치병(小兒幼稚病)' 환자라고 불렀는데 그가 쓴 전문서적도 있다. '소아유치병'을 러시아語로는 'детей инфантилизм'(제쩨이 인판찔리즘)이라고 부르고 그 전문서적의 이름도 이것이다.
  
  급진정책은 현실감이 없든가 객관성이 결여된 정책이다. 소위 '대중의 요구'라는 미명 아래 즉흥적으로 그들의 요구에 영합(迎合)하여 공약(空約)을 남발(濫發)하고 부메랑을 계산할 줄 모르고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하다가 결국에는 실패하고서야 정신을 차리는 정책이다. 이런 정책을 실행한 결과 엄중한 재난성 후과를 초래했으나 워낙 자신들이 독재자들이므로 절대 사과하지 않고 속죄양을 찾아 처벌하든가 다른 핑계를 만들어 자신의 중대 과오를 모면해 버린다.
  
  (一)1957년 11월에 발생된 일이다. 모택동은 어느날 갑자기 뜬금 없이 중국이 15년 내에 강철(鋼鐵) 생산량을 비롯한 주요 공업지표에서 英國을 따라 잡아야 한다고 명령을 내렸다. 그때 중국의 강철 年 생산량은 500만 톤이고 영국은 2000만 톤이었다. 중국이 만약 매년 100%씩 증산하면 15년 이후면 영국을 따라잡는다는 것이다. 방법은 '전민동원(全民動員)', '대중운동(大衆運動)'이었다. 그 당시 중국 인구가 6억 5000만이었는데 한 사람도 빠짐없이 총동원하여 강철을 만들라는 명령이었다.
  
  그러자 온 나라가 불난 호떡집이 되었다. 기업 농촌 학교 할 것 없이 모두 달려들어 소위 '강철'을 만들었다. 공터마다 흙과 벽돌로 고로(高爐)를 쌓아 올리고 페철을 넣고 코크스를 연료로 하고 풀무질을 하는 방식으로 주괴(鑄塊)를 만들어 냈다.
  
  할당량을 완성하기 위해 가정의 무쇠 가마들은 물론 공장 기업의 좋은 기계들까지 용광로에 원료로 쏟아 넣었다. 강철을 생산하기는커녕 있던 강철도 산화철로 만들었다. 근 1년여의 난장판을 겪은 후 국가 재물의 엄청난 파괴를 보고받고 모택동이 드디어 한 마디 했다. “모든 민간 고로(高爐)를 허물어 치워라. 이런 방법으로는 강철을 만들 수 없다고 한다.” 하하 웃기지 아니한가?
  
  (二)1958년 중국에서는 이른바 인민공사(人民公社) 운동이 벌어졌다. 이른바 人民公社는 모든 농업을 국유화하고 농민들을 전부 계약직 공무원으로 만들어 월급을 타서 먹게 하는 정책이다. 한 개의 人民公社에는 약 5만여 인구가 있는데 열 개의 생산대대(生産大隊)로 구성되었고 매 大隊는 또 10개의 생산 소대(小隊)로 구성되었다. 한 생산소대(生産小隊)에는 약 300명의 인구로 구성되었다.
  
  하루는 모택동이 시골을 방문했는데 모택동이 한 농민에게 농망기에 하루 세 끼 밥을 어떻게 먹느냐 물으니까 그 농민이 우리는 小隊별로 식당을 만들어 모든 농민들이 그 식당에서 공짜로 밥을 먹으므로 참 편리하다고 대답했다. “옳거니 좋거니 이것이 공산주의로세” 하고 쾌재를 부르더니 모택동은 온 중국 농민들이 이 좋은 제도를 따라 배우라고 명령을 내렸다.
  
  세상에서 공짜를 제일 좋아하는 중국 농민들이 신바람 났다. 중국 각지의 농촌에서는 모택동 만세를 부르면서 공짜 밥 먹는 '공산주의(共産主義) 큰 솥밥 식당'을 꾸리기 시작했다. 각 가정에서는 앞으로 필요 없게 된 각종 주방용품을 들고 공사 식당에 헌납했고 또 땔나무로 쓰라고 문짝, 침대, 창문틀도 뽑아서 공사 식당에 가져다 바쳤다.
  
  농사일도 군대식으로 했다. 기상 나팔 소리에 일어나고 공사 식당에서 밥 먹고 호명한 후 줄 서서 밭으로 가곤 했다. 공교롭게도 1957년 1958년 1959년 각지의 작황이 좋지 않아 재해가 들었다. 어떤 곳은 조재(旱災) 어떤 곳은 수재(水災)가 들었다.
  
  농촌의 곳곳에서 굶어 죽는 사람이 생겼다. 공짜 식당 초기에 너무 많은 식량을 탕진했고 돼지 소 닭 오리등 가축 가금류는 다 잡아 먹었다. 굶어 죽어도 할 말이 없게 되었다. 1959년, 1960년, 1961년 3년 동안 중국인 2000만이 굶어 죽었다. 적지 않은 한국 사람들은 이 숫자를 안 믿는다. 2000만이라고? 맞다 2000만이다.
  
  그때 인구가 8억쯤 됐는데 인구의 40분의 1이다. 북한 황장엽의 회고록에는 북한 고난의 행군 시절 아사자가 300만이라고 했다. 즉 인구의 10분의 1을 초과하는 숫자다. 그래도 안 믿을까?
  
  (三)중국의 '4대 적폐' 청산 사건
  
  요즘 '적폐', '적폐' 하지만 흥미롭게도 50년 전에 중국의 홍위병들도 '적폐' 청산 운동을 하였다. 1966년 6월1일 중국의 당보(黨報) '인민일보'에는 毛澤東이 쓴 사설 한 편이 게재되었다. 이 사설에서 모택동은 방금 시작된 문화대혁명에 대해 언급하면서 홍위병들에게 ‘사구(四舊)' 즉 네 가지 낡은 것들인 '구사상(舊思想)' '구풍속(舊風俗)' '구습관(舊習慣)' '구문화(舊文化)'를 청산하라고 명령하였다.
  
  말하자면 '四舊' 즉 네 가지 적폐:사상, 풍속, 습관, 문화 적폐를 청산하라는 지시였다. 팔에 붉은 완장을 찬 10대 소년들은 흥분하였다. 행동대를 꾸려 전국을 여행하면서 '四舊' 청산운동을 하면 공짜 여행에 공짜 밥에 공짜 호텔이다. 이러한 적폐 청산 운동을 호소하면서 모택동은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였다(전부 언어도단이이고 허튼 수작에 가깝다).
  
  先破後立:먼저 때려부수고 그 다음 새로 건설해라.
  不破不立:때려 부수지 않으면 새 것을 세울 수 없다.
  破中有立:때려 부수노라면 새 것은 저절로 세워진다.
  
  우선 전국 각지에서 수천 명의 홍위병들이 산동성 곡부현 공자 고향에 모여 공자의 모든 묘역을 파괴하였다. 이유는 간단하였다. 봉건 기념물이기 때문이었다.
  
  다음으로 2000년 동안 건설된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불교예술 전당인 감숙성의 돈황 막고굴(敦煌 莫高窟)에 근 만 명의 홍위병들이 모여셔 근 한 달 동안에 수만 개의 이르는 불상들과 불탑과 벽화를 파괴하였다.
  
  1966년 7월 수백 명의 전국각지 홍위병이 길림성 집안현에 있는 고구려 광개토왕비를 까부시려 모였다. 1500년 전에 고구려 20대 장수왕이 자기의 아버지인 광개토왕의 공덕을 기리기 위해 만든 비석이다. 높이가 7미터나 되고 밑면 너비가 4미터가 넘는 5톤짜리 巨石이라 어쩔수 없어 망설이던 중 吉林省 집안현의 현지 농민 수천 명이 이 소식을 듣고 곡괭이 삽 도끼 식칼을 들고 홍위병들을 내쫓아 미수에 그쳤다.
  
  중국 동북의 대도시인 하얼빈의 도시 중앙인 남강(南崗)이란 언덕 위에는 원래 동양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유일한 러시아 동정교(東正敎)의 교당이 있었다. 하얼빈 사람들은 그것을 '라마타이'라고 불렀다. 1966년 7월 일군(一群)의 홍위병이 그것을 허물어 버리려고 애를 썼으나 너무 완벽하고 견고하여 도무지 손을 쓸 수가 없었다. 그러자 그때 하얼빈 군사 공정학원의 탱크 전공의 홍위병들이 2대의 탱크를 몰고 와서 일주일이나 거쳐 파괴해 버렸다.
  
  4대 적폐 청산운동으로 전국 방방곡곡의 모든 불상(佛像) 석상(石像) 고분(古墳) 비석(碑石) 동상(銅像) 등은 100% 파괴되었다. 수천 년 유물이 이렇게 며칠 만에 허무한 쓰레기로 변해 버렸다.
  
  그해 12월에 중공 당중앙에서 지시가 떨어졌다: “함부로 고물(古物)을 부수면 엄벌에 처할 테니 절대로 역사고물을 파괴하면 안된다”라고. 그러나 때는 이미 늦었다. 온 나라에 제대로 남은 고물은 있을 수가 없었다. 다 파괴되었다.
  
  급진주의자(急進主義者)들은 복잡한 객관현실을 단순화하기 좋아하고 대중의 인기에 연연하기 좋아하며 급공(急功)과 근리(近利)를 따지면서 만사가 자신들의 뇌리에서 생각해 내는 대로 될 줄 안다. 그러나 역사의 흐름은 절대로 한두 사람의 급진 좌파의 생각처럼 흘러가지 않는다. 객관 현실은 훨씬 복잡하고 훨씬 간고(艱苦)하며 훨씬 불가 예측적이다. 경솔하고 인기 영합적인 정책은 얼마 안가 역사 현실의 무쇠 마치로 머리를 얻어 맞을 때가 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