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법 위반 울산시장 동생 김 모 씨에 대한 영장이 기각됐다(국제신문 보도).”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은 김 모 씨의 피의사실증거확보를 위해 김기현 울산시장실 압수수색을 했다가 자유한국당으로부터 “경찰 개(犬) 발언”의 수모를 겪게 한 원인제공사건 수사책임자이다. 그런데 그 사건의 영장이 기각됐다니 참으로 황당하다는 생각이 든다. 울산지방법원 정재욱 영장전담판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범죄혐의에 대한 소명이 충분하지 않고 다퉈볼 여지가 있다”며 영장청구를 기각했다. 한마디로 수사가 부실했다는 것이다.

경찰에 대한 혹평에 전·현직 경찰들이 들고 일어났다. 자유한국당 대변인의 사과는 받아 냈지만 황운하 청장은 “또 소란스러운 황운하”라는 기사의 주인공이 됐다(3월30일 조선일보). 황운하는 수사지휘를 제대로 했어야 했다. 섣불리 덤벼들었다가 평지풍파(平地風波)를 일으키고 경찰을 개에 비유하는 망신을 당하게 했다. 민중의 지팡이가 왜 미친개에 비유되는 수모를 겪었는가? 반성해 볼 일이다.

2010년 8월16일 경찰청장 내정자 조현오에 대해 전 국무총리 李 모 씨는 “양아치 두목 같은 자”라고 혹평했다. 그때 경찰은 침묵했다. 창원시장 자유한국당 후보자에 대해서도 경찰이 압수수색을 해서 정치문제로 비화됐다. 미묘한 시기에 경찰이 설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김 영삼 대통령은 김대중 비자금수사 촉구에 대한 이회창 후보의 요구를 묵살했다. 같은 당 출신 후보자인데도 말이다. 선거를 앞둔 미묘한 시기에 권력의 칼을 휘두르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는 비난을 받기 마련이다. 멀리 내다 볼 줄 아는 대통령의 원시안(遠視眼)과 눈앞만 살피는 지방경찰청장의 근시안(近視眼)이 이렇게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