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뜻 제목만 봤지만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노무현 소나무를 붙잡고 슬피 울었다고 한다. 더불당에서는 후보자가 되면 무덤으로 달려가 보고하고 당선되어도 친위 부대를 끌고가 합동 묵념하던데, 이게 무슨 짓들인지 모르겠다.
  
  오래 전 무슨 사이비 교주가 목욕한 물을 성수(聖水)라고 나누어 마시고 집안의 길흉 화복을 교주에게 의존하며 살아가던 광신도들이 서울 근교에 있었는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본질적으로 노무현을 믿는 광신도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내가 믿는 교주는 티끌만큼도 흠이 없고 그저 남의 잘못만 산처럼 크게 보이는 자들의 광신적 행태는 반 문명적인 작태가 아닐 수 없다.
  
  북한에서 김일성이 죽었을 때 인민들이 길바닥에 퍼질러 앉아 통곡 경쟁을 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이런 일련의 모습들을 보면서 이런 현상이 우리 민족의 전통 문화와 상통하는 일면이 아닌가 생각도 든다. 초상집에 가보면 마치 격렬하게 소리를 지르며 울어야 효자 효녀 소리 듣고 교주가 죽었을 때 땅바닥을 치며 통곡을 해야 충성심을 인정받는 이상한 문화가 있는 것도 사실임을 상기할 때 더불당의 광신적 행위들이 일종의 충성심을 인정 받기 위한 쇼들이 아닌가 의심이 든다.
  
  한편으로는 쇼가 아니라 진짜 광신도라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우리는 눈물을 일부러 짜내려도 잘 안되는데 조명균 같은 사람들은 진짜 눈물을 흘리며 슬피 울었으니 교주가 실제로 그들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지 않고서는 일어날 수 없는 현상이다. 조명균류의 사람들이 부모가 세상을 떠났을 때, 또는 자신들의 부모와 관련된 상징적인 물건들을 붙잡고 과연 그처럼 슬프게 울어대는지 관찰해 보는 것도 재미 있을 것 같다.
  
  참으로 이해 못할 사람들이 한국에는 많기는 하지만 이번 집권층에는 유달리 편집증적 맹신도들이 많다는 느낌이다. 필자가 노무현에 대해 느꼈던 것은 사상의 문제와는 별개로 형식을 타파하려는 소탈한 면이 있었다는 것과 깡다구가 좀 있었다(He is a tenacious man)는 정도였지 그처럼 숭모의 대상이 될 정도의 훌륭한 인격이나 철학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본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