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오래된 탈북 단체인 숭의동지회 새 회장 안찬일 박사가 선출되면서 명칭문제가 또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자유민>을 붙혀 명칭을 개조, 그렇게 될 것 같다. 뭐라고 평하기를 떠나 탈북자 명칭의 내력을 적으려 한다.

처음 탈북자 명칭이 언론에 등장한 것은 1994년 월간조선 4월호이다. 당시 레닌그라드대 전임강사였던 현 문화일보 황성준 논설위원이 망명 중인 나에게 찾아왔다. 월간조선 조갑제 편집장이 러시아 벌목공 실태를 조사해보라고 해서 왔다고 하였다. 말끝마다 조갑제 하는 것을 보니 대단한 언론인으로 느껴졌다.

그 분이 준 과업을 수행하고자 하니 난감한 것은 탈출 벌목공들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것이었다. 탐문 중 한 서울대 동창이 모스크바 한인교회(조영철 목사)에 북한사람이 다니니 가보라고 하여 찾아왔다고 한다. 예배하는 그날따라 공교롭게도 교회방문 인사 소개로 조용히 다니는 나와 뉴욕총영사 하다 모스크바로 새로 온 한국대사관 김명배 공사, 그리고 황성준을 공표하여 25년 지난 지금까지 인연이 되는 순간이 되었다.

나는 벌목공이 아니었지만 주로 교회에 은거하고 있는 벌목공들을 알고 있었고 황성준에게 소개하여 특종이 터지는 계기가 되었다. 특종기사는 <러시아벌목공 탈북러시 25>제목으로 1994년 월간조선 4월호에 났으며 학계에서는 이를 북한인권문제 논의 시점으로 보고 있다. 특종의 여파는 국내외를 들었다 놨으며 조갑제 편집장은 관훈기자 클럽 상을, 황성준은 조선일보 모스크바특파기자로 될 정도였다. 나 역시 여론의 주목을 받아 결국 최초로 UNHCR(유엔난민고등판무국)증서를 받고 남한에 입국한 북한사람이 되었다(증서 보관하고 있음). 

황성준 기자와 처음 인터뷰할 때 귀에 거슬리는 것이 우리보고 귀순자, 귀순자 하는 소리였다. 이름 인상부터 귀신 같은 어미가 느껴졌고 적에게 항복한 자란 뜻풀이도 전쟁 시기나 쓰는 말로서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귀순자를 귀순용사라고 아무리 높여주어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논의한 것이 탈북자이다. 말 그대로 북한을 탈출했으니 탈북자라고 하자고 하였다. 탈북자 명칭은 그 후 정부에서 <북한이탈 주민>으로 법제화되었다가 노무현 정부 들어서 <새터민>으로 되었다.

당시 명칭변경 주요 여론 의견자 20여 명 중에 한사람으로 선정되어 통일부에 가게 되었다. 각이한 의견을 투표로 반영해보니 - 내가 주장했던 <탈북동포>가 70% 나머지는 자유북한인, 자유민, 북향민 등, 새터민은 더 낮았는데 발표 때 보니 결국 정부 의지대로 새터민으로 확정되었다(투표 기록 보관하고 있음).

탈북자에서 새터민 변경은 김정일 비위를 맞추어 주는 것이라고 황장엽을 비롯한 탈북단체의 강한 반발 속에 지금껏 흘러오고 있다. 흔히 쓰는 말로 탈북자, 탈북민, 새터민, 자유민 , 통일인, 북향민, 등 각이하다.

내가 옳다기보다는 명칭들에 내 의견을 달아 본다. 새터민, 자유민 등은 어디서 온 자인지 구분이 모호하다. 한국에 새로 와 사는 자는 누구나 해당된다는 것이다. 북한이탈 주민은 이름도 그렇지만 명칭이 너무 길다. 흔히 한국사회에 익숙한 재일동포, 재미교포, 조선족 등의 흐름으로 보아 탈북동포가 좋아 보이나 단점은 석자 명칭이 못 된다는 것이다. 자유북한인도 석자를 초과하고 이념성향이 강해 보인다.

탈북자가 싫어 탈북민이라고 하는데 단점은 황장엽같은 인사도 백성 민 자로 불러야 한다. 차라리 탈북인으로 부르면 상쇄될 것 같다.

탈북자 명칭이 문제되는 주 요인은 범죄자 인상이라는 것이다. 생각 나름이다. 김 부자의 북한을 탈출한 용감한 자로 보면 극에서 극으로 되기 때문이다. 굶어 죽으면서도 탈북 생각을 못한 이들에 비해서는 탈북인 모두 <로또> 인생인 것이 현실이다. 결국 명칭은 스스로 뭘로 보는가로 인식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