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12일자 '국제신문'은 6면 기획기사로 "곳곳에 일본식 건축물…일제강점기 수탈(收奪)의 역사 대변"이란 기사를 다뤘다.
  
  "일제가 토지약탈 위해 日농민 이주시켜서 악명높은 대저 수리조합을 설립했다. 낙동강 제방도 쌓고 배수로도 설치해서 곡창지대 김해평야도 만들었다. 해방 후 농민들이 수리조합 비문(碑文)을 쪼아없엤다. 당시엔 대저(大渚) 배(梨)가 전국적으로 유명했다. 김해공항로 일대 일본식 가옥마다 배(梨) 보관했던 창고가 지금도 갖춰져 있다"는 것이 기사의 핵심 내용이다.
  
  이런 기사를 읽으면서 떠오른 것이 목포의 '근대역사문화공간"이다. 손혜원 의원의 부동산투기 의혹으로 크게 알려졌다. 일제강점기 일본 사람들이 살던 가옥과 공공건물 등 이른바 적산가옥(敵産家屋)이 모여 있는 목포시 유달동과 인근 동네 60필지 11만4000여 평방미터를 '근대역사문화공간'으로 문화재청이 지정했다. 보존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 16개 적산가옥을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해서 정부예산으로 관리보존하기로 했다. 전북 익산과 경북 영주에도 있다.
  
  문재인 정부가 일제 식민통치의 잔재인 적산가옥들을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관리 보존하기로 한 것은 놀라운 사실이다. 중앙청 건물도 일제 잔재라 하여 헐어버리고 친일파를 찾아내 응징해야 한다는 일부 '친일파팔이' 시민단체들이 묵인하고 있는 것 또한 괴이한 현상이다.
  
  문제는 목포의 적산가옥은 근대역사문화유산으로 인정되고 부산 대저의 적산가옥과 수리조합 건물 등은 '일제강점기 수탈의 역사를 대변한다'며 대서 특필하고 있는 언론의 이중적 시각이다. 이렇게 부동시(不同視)가 문제이다.
  
  대저동의 배는 많은 일화를 남기기도 했다. 김해평야의 중심에 자리잡은 대저 배밭은 배 생산지로도 유명했다. 물론 일본 사람들이 재배 생산했다. 경부선 열차가 구포역에 도착하면 아낙네들이 '대저 배'를 머리에 이고 다니며 소리쳤다. "내 배 사이소, 내 배 사이소" 하며. 물론 여인의 외침은 자기가 팔고있는 배를 사 달라는 부탁이었다. 그런데 여인의 내 배(梨)를 사라는 소리가 마치 내 배(腹) 사라는 소리로 잘못 들은 어느 여행객이 "구포역에 가면 몸파는 여인이 있다"고 소문을 내기도 했다.
  
  구포는 낙동강 하구에 자리한 물물교환의 요충지로 유명했다. 해산물을 실은 범선이 낙동강 상류 안동까지 올라가서 안동포(布) 등 내륙 물산을 가지고 내려오기도 한 곳이 구포다. 경부선 구포에는 배가 특산품이었고 대구는 능금, 천안은 호두과자 등이 여행객들의 입맛을 돋웠다.
  
  대저 지역의 적산가옥도 당연히 근대역사문화유산으로 관리보존돼야 마땅하다. 사실 부산은 근대역사문화유산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멸실한 것이 많다. 부산세관 건물과 구(舊) 조흥은행 영주동 지점 건물을 비롯해서 '미나카이 백화점' 경남도청 건물과 임시수도 때 국회의사당이었던 건물은 국회가 인수해서 국회 역사의 상징물로 보존 관리했어야 한다.
  
  청관(淸館)과 왜관(倭館) 등도 제대로 보존되지 않고 있다. 혹자는 부산의 개항이 1876년이 아니라 조선왕조 태종 7년(1407년)에 설치된 초량왜관 개관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