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2월15일 국정원, 검찰, 경찰 등 권력기관의 개혁 필요성을 거론하면서 “경찰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의 강압적 식민 통치를 뒷받침하는 기관이었다”고 지적했다. “당시 경찰은 칼 찬 순사(巡査)로 돌아다니면서 무고한 국민을 많이 괴롭혀 아직도 ‘칼 찬 순사’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가 많이 남아 있다”라고 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조 모 경찰청장이 노무현 대통령의 비자금에 대해 공개석상에서 발언한 것에 대해 “양아치 두목 같다”고 비난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 여당 대표가 권력의 앞잡이가 되어 무모한 국민을 괴롭히거나 허위사실을 사실인 것처럼 허튼 발언을 한 경찰에 대해 ‘칼 찬 순사’와 ‘양아치 두목’이라고 지칭했다.

그렇다면 무고한 김기현 울산시장에 대한 허위 비리 사실 첩보를 청와대로부터 이첩(하명) 받아 천지 대사건이나 수사하는 양 호들갑 떨면서 압수수색하고 난리법석을 떤 황운하 당시 울산경찰청장은 칼 찬 순사인가? 아니면 양아치 두목인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황운하 청장이 진두지휘하며 수사상황을 여덟 차례나 청와대에 보고했던 이른바 ‘김기현 비리수사’는 무혐의 처리됐다. 그러나 황운하의 김기현을 낙선시키고 다른 후보를 당선시키는 작전은 성공으로 끝이 났다. 무고한 김기현은 억울하게 당한 꼴이 됐다. 여론조사에서 크게 앞서가던 김기현은 결국 낙선 고배를 마셨다.

‘김기현 울산시장 비리 첩보’에서 시작, ‘靑 하명 수사’로 이어진 게이트는 지금 대한민국을 뒤흔들고 있다. 그 중심에 황운하가 있다. 청와대와 황운하가 공모 작당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청와대는 정신 나간 사람처럼 횡설수설하고 있다. 노영민 비서실장의 말과 고민정 대변인의 말이 다르고 전 민정비서관 백원우의 말이 각각 다르다. 박형철 부패담당비서관의 말과도 다르다.

노영민은 첩보 사실이 조사대상이 되지 못해 경찰에 이첩했다고 했다. 조사대상도 되지 못하는 쓰레기 같은 허위사실을 청와대가 폐기 처분하면 될 것을 왜 경찰에 이첩하거나 하명한 것인가? 그 저의가 무엇인가? 폐기 대상 문건을 하부기관에 이첩하며 어떻게 하라고 지시했단 말인가? 수사하란 말인가, 버리란 말인가? 청와대가 하는 짓거리가 이렇게도 우유부단하단 말인가? ‘고래 고기’까지 들먹이며 놀아나는 청와대 비서실의 꼬락서니가 참으로 꼴불견이다. 급기야 겁박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백 모 전 감찰반원은 극단적 선택까지 하는 불행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세칭 ‘김기현 울산시장 낙선시키기’의 두 축인 청와대와 황운하 가운데 청와대는 실신 상태에 빠졌다. 다른 한 축인 ‘칼 찬 순사’ 황운하는 어떻게 하고 있는가? 한마디로 기고만장이다. 청와대로부터 하명 받은 비리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진 이상 허위사실을 사실인 것처럼 수사한 잘못에 대해 책임져야 할 당사자가 바로 황운하 자신이다. 그런데도 황운하는 반성은커녕 큰소리치고 있다. 고위공직자이면서 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황운하가 방송 잡새 유시민의 유튜브에 출연하여 자기변명이나 하고 김기현 전 시장에 대해서는 배은망덕 운운하며 헛소리를 뇌까리고 있다. 가관은 황운하의 “(김기현 시장 비리 의혹을 수사한 것은) 정의의 신이 내린 미션(사명)이라고 생각한다”는 발언이다.

황운하의 이러한 경거망동은 10만 경찰에 독(毒)이 될까 약(藥)이 될까, 그 음습한 그림자가 장막을 치고 있다. 청와대 하명 거짓 수사를 하며 권력지향적인 황운하나, 포주들에게 단속 정보를 흘리고 금품이나 받는 저질 경찰의 행태가 과연 경찰에 대해 좋은 인상을 남길 것인가? 경찰에 권력을 나누어주자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을 것인가?

노무현 대통령의 비자금에 대해 발언했던 조 모 청장은 허위사실을 발설한 혐의로 구속되기까지 했다. 조 모 청장에 비하면 황운하의 잘못은 더 엄중하고 국민적 분노를 불러오고 있다. 그러고도 영전하고 국회의원 출마 운운하며 거들먹거리고 있다. 황운하는 알고 있는가? ‘도둑놈은 절대로 자신이 도둑질했다고 말하지 않는다.’ ‘한 번 한 거짓말은 또 다른 거짓말 새끼를 친다.’ 황운하도 구속돼야 할 처지가 될지도 모른다. 진실은 밝혀지게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