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표정
  
  
  지난 2월 18일 字, ‘천영우TV’를 보았다. ‘통일은 왜 해야 하나?’에 대한 동영상이다. 평소, ‘외교 안보’에 대한 그의 ‘탁견’과 ‘전문성’에 필자는 감명받았다. ‘국가안보’가 풍전등화(風前燈火)인 요즘, 시국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다. 그래 애독자가 되었다.
  
  헌데 이번 그의 언설(言說)엔 ‘이견(異見)’이 있다.
  
  그는 북한 주민에 ‘자결권(right to self-determination)’ 부여가 통일의 ‘주된 이유’라 했다. 그들이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결정할 권리를 갖게 한다는 뜻’에서다. 일리 있어 보인다. 그러나 동의하기 어렵다.
  
  가령 지금, 北의 '자결권 행사'로 南北이 둘로 ‘영영’ 갈렸다 하자. ‘대한민국의 역사’는 고작 ‘70여 년’밖에 안 될 것이다. ‘단군’이나 옛 고구려, 신라, 백제는 다 어디 가고, ‘김유신’, ‘세종대왕’, ‘이순신’은 어디에 있을까? 우리 조상이 될 것인가? 그냥 소멸하고 말 것이다. 그야말로 민족의 단절이요, 역사의 단절이요, 정통성(正統性)의 단절이다! 이를 다 무시하고 南北이 소위 ‘따로국밥’으로 살아도 되는가? 이것을 ‘자결권’으로 ‘북한 주민’에게만 맡길 일인가? 이건 ‘北韓’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대한민국’의 문제일 것이다.
  
  오늘날 미국은 1620년 메이플라워(Mayflower)호에 승선했던 102명의 ‘청교도’들에 의해 사실상 태동(胎動)하였다. 그들은 영국인이었다. 영국이 ‘모국’이었다. 영국은 그들의 ‘역사’였다. 그러나 1776년, ‘미국’이 새로 탄생한 이후에는 완전히 새 나라, 새 역사로 쓰인 국가가 된 것이다. 국민이 된 것이다. ‘대헌장(Magna Carta)’이나 ‘셰익스피어’는 이미 이 나라 역사에서 빠졌다. ‘독립선언서’를 작성했던 사람들이 건국의 아버지가 되었다. 신생국가가 된 것이다.
  
  ‘한 국가’란 이런 것이 아닐까? 어찌 고작 ‘70여 년 역사의 대한민국’이 될 것인가! 같은 ‘언어’, 같은 ‘문화’, 같은 ‘역사'를 지닌 민족으로 한 발만 내디디면 ‘하나’가 되는 지척에 있는데, 반세기 넘어 꽤 헤어져 살았다고 경제적, 인권적 측면에서만 ‘통일’을 논할 것인가!
  
  필자는 ‘한민족(韓民族)의 정통성(역사성) 회복’이 ‘통일의 근본 이유'가 되어야 한다고 보고 싶다. 북한 주민의 ‘자결권’을 앞세울 일이 아닐 것이다. 그래 헌법 제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하지 않았던가! ‘북한’을 ‘대한민국의 영토’로 보고 ‘북한 주민’을 ‘대한민국 국민’으로 보고 있는 게 아닌가! 한반도에는 오직 한 땅, 한 국민, 한 나라만 있음이다. 재고(再考)할 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