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 趙 대표의 ‘총선패배의 근본 원인은 漢字 포기’ 글을 읽었다. 필자에겐, 이번 ‘총선패배’와 ‘한자 포기’의 연관(聯關) 논리가 다소 비약적으로 보인다.
  
  한자가 우리말에 차지하는 비중이 큰 건 사실이다. 전문용어란 거의 다 한자다. 그러니 지식의 고급화, 사고의 심층화를 위해 한자학습은 필수다. 이를테면, ‘똥 분(糞)’ 字를 보자. 막상 ‘똥’이 무언가 한글만으론 이해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한자 ‘糞’을 풀어보면 ‘쌀(米)이 달(異)라진 것’이 된다. 알기 쉽다. ‘즐기다’도 그렇다. 한자 ‘락(樂)’을 봐야 짐작된다. ‘하얀(白) 나무(木)에 줄(絲)을 끼워’ 만든 악기(가야금 등)를 들고 가무(歌舞) 한다는 뜻일 것이다. 결국, 한자와 한글의 문제는, 우리말을 그냥 ‘암기’할 거냐, ‘이해’할 거냐로 귀착된다. 그러기에 한글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한자를 몰라서는 안 된다.
  
  본문에서, 조 대표는 ‘한자를 포기해 사고기능을 저하, 분별력이 상실돼 잘 속는 국민을 배출, 이번 총선에 패배했다.’는 것이다. 국민의 분별력 저하를 질타하고, 좌파정부의 폭정(暴政)을 분별 못 한 국민 수준을 탓한 것 같다. 공감한다. 그러나 그걸 ‘한자 포기’에서 찾는 건 동의하기 어렵다. 저 선진 민주정치 국가들, 예컨대, 미국, 영국, 프랑스 등에서 ‘한자’를 쓰는 건 아니지 않은가? 또 한자를 쓰는 ‘중국’이 선진민주주의 국가라 할 수는 없지 않겠는가?
  
  필자는 ‘자유시민의식’ 고취(鼓吹)의 문제로 보고 싶다. ‘한자’교육을 시켜도 이 '시민의식'의 함양은 별도의 학습이고 경험일 것이다. 이번 야권 총선의 패인은,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20~40세대 젊은이들이 文 정권의 이번 ‘코로나 진정(鎭靜)’을 높게 본 탓 같다. 주변을 살펴보면 그렇다. 코로나 사태와 관련, 文 대통령 지지도가 급등(急騰)한 게 이를 반영한다. 그들 세대에게, 반민주적 文 정권 暴政을 예의 비판할 만한 ‘자유시민’으로서의 사상적 학습 경험이 미천했던 탓일 것이다. ‘시민교육’의 강화가 더욱 필요해졌다고 보고 싶다.
  
   2020.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