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시기에 김종인이 왜 등장하는가?=
  
  역사를 보면 전투에 열세일 때 자주 등장하는 게 배수진(背水陣)이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으니 사즉생(死卽生), 생즉사(生卽死) 즉 물에 빠져 죽느니 적과 싸우다 죽겠다는 결연한 자세로 전투에 임하는 것이다.
  
  이번 우파의 총선 패배 원인을 두고 구구한 말들이 많으나, 단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김종인, 황교안 지도부는 이런 결연한 투쟁의지를 보여주지 못한 데 패인이 있다. 죽기를 각오한 강렬한 투쟁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뜨뜻미지근하게 막연히 문재인이 3년 동안 실수를 거듭했으니 유권자들이 우파에 표를 더 주지 않겠냐는 자세였다.
  
  우파의 최고가치는 언행일치(言行一致)이다. 김종인이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을 때 일성이 뭐였나? 미래통합당을 제1당으로 만들겠다는 것 아니었나? 그런데 선거에 참패한 지금 왜 다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거론되나? 우파의 최고 가치를 무시하고 다시 우파를 이끌겠다는 게 말이 되나?
  
  김종인, 황교안, 그리고 거기에 부화뇌동한 인사들은 이제 조용히 야인으로 돌아가기 바란다. 우파의 또 다른 가치는 염치와 수치심을 아는 것이다. 좌파의 양심불량, 후안무치, 표리부동, 언행불일치를 닮으면서 우파 지도자가 되겠다는 건 어불성(語不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