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은 날벼락을 맞고 혼절 상태에 있다. 정신을 잃고 실신(失神)한 것이나 다름없다. 혼절이나 실신 상태의 정신세계는 정상이 아니다. 정신이 제대로 돌아오자면 다소 회복 기간이 필요하다. 이같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당의 재건을 위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문제 등을 의논하며 수습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당의 진로 문제를 놓고 왈가왈부 의견도 분분하다. 김종인을 비롯한 외부인사 영입과 내부인사 발탁, 30~40대 신진세력의 과감한 등용 등등 많은 내용이 분출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당연한 것이고 이 같은 수렴(收斂)과정을 거쳐 결과를 도출하고 그 결과에 따라 일치단결, 일로매진하여 다음 전투에서 승리하는 것이 정상적인 과정일 것이다.

특정 보스가 전권을 휘두르는 독재 정당이 아닌 이상 민주정당이 여론수렴 과정을 거치는 것을 두고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이런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른 의견들을 두고 “아직도 정신 차리지 못하고 있다”며 윽박지르고 욕하는 것은 바른 언론의 태도가 아니다. 특히 선거 전 해당(害黨) 발언으로 자신이 마신 우물에 침을 뱉은 김세연 같은 자가 미래통합당 해체론을 주장하고 김세연 의원의 막말을 대서 특필하며 호도하는 조선일보나 동아일보 같은 보수 성향의 매체들은 불난 집에 부채질이나 하는 꼴불견을 연출하고 있다.

김세연이 과연 미래통합당에 대해 왈가왈부할 자격이나 있는가? 김세연은 본인과 아버지 김진재, 장인 한승수 등 3부자가 48년간이나 미래통합당의 뿌리에다 빨대를 꼽아 놓고 단물을 빨아 먹고도 마지막에 가서는 침을 뱉어버린 탕아(蕩兒)가 아닌가? 양정철이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소’ 소장으로 총선을 승리로 이끈 데 비해 김세연은 ‘여의도연구소장’과 공천관리위원을 하면서 미래통합당을 위해 무엇을 했단 말인가?

총선을 망친 주역의 한 사람이 이제 와 미래통합당 해체 운운하며 헛소리를 하는 것이 과연 정치 도의상 옳은 처신이란 말인가? 김세연은 입이 열 개라도 다물고 있어야 한다. 건방지게 엉덩이에 뿔부터 난 형상이다. 전통적으로 ‘있는 집 자식’ 즉 금수저인 김세연이 권력과 금력을 장악하고 그동안 호의호식해온 데 대해 지지자와 국민에게 사과해야 하지 않겠는가?

혼절과 실신 상태의 미래통합당이 정신을 차리고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다소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본다. 총선패배에 일조한 세력들은 건방지게 나서서는 안 된다. 21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에게 그 임무를 넘겨야 한다. 새로운 세력, 새로운 각오로 전열을 가다듬어 총진군하는 결기가 필요하다고 본다.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백원우 같은 자로부터 혹평 수모를 겪은 “쓰레기 정당” “쓰레기 정치인” 가운데는 김세연도 포함된다. 백원우도 마찬가지다. 승리한 자는 희희낙락할지언정 패자(敗者)는 유구무언이다. 오직 ‘와신상담’이 있을 뿐이다.

총선이 끝난 지 일주일도 안 된 실신 상태의 미래통합당에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있다는 비난은 적절치 않다. 더 가열찬 난상토론과 치고 박는 처절함을 통해 정신을 차리는 절차와 과정이 필요함을 인정해 줘야 한다.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은 앞으로 독(毒)이 되면 됐지 득(得)이 되지는 않을 것이란 것이 세론(世論)이다.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가 더불어민주당의 고민거리가 될 것이다. 이낙연이 선두주자 운운하지만 경상도와 전라도의 극렬한 지역감정과 구도는 이낙연에게 최대의 고민거리요 어두운 그림자가 될 것이다. 천하의 DJ도 호남의 몰표 공세에도 대통령이 되지 못했다. 결국 DJP를 통해 막판에 대통령이 되었다. 항간에 박지원 같은 노회한 자들이 호남 대통령 운운하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호남 대통령의 길은 멀리 사라지고 말 것이다. 미래통합당에 대한 호남지지율 4%가 살아 있는 한 호남 대통령의 꿈은 ‘남가일몽’이 되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