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거돈 부산시장이 부하 여직원에 대한 성추행 책임을 지고 사퇴한 데 대해 뒷말이 무성하다.
  
  첫째, 부산 성폭력상담소가 피해여성으로부터 성폭행 피해사실을 신고받고도 이를 십수일간이나 비밀에 부친 사실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피해여성은 지난 7일 부산시장실로 불려가서 오거돈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뒤 울면서 시장실을 뛰쳐 나와' 부산 성폭력상담소'에 신고했다. 부산 성폭력상담소는 오거돈으로부터 부하여성에 대한 성추행 사실을 자인받았다. 4월30일까지 사퇴할 것도 약속받고 법무법인 부산을 통해 공증(公證)까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둘째, 오거돈 시장의 성폭력 추행 사실을 확인한 뒤 공증까지 받는 과정에서 부산 성폭력상담소와 법무법인 부산, 성폭력 가해자인 오거돈 등 3개 개체간에 오거돈의 신분보호와 사퇴시기, 총선에 미칠 영향 등 정치적인 고려와 판단에 대한 조율과 협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 세론이 분분하다. 이같은 여론의 배경에는 법무법인 부산의 대표 변호사가 오거돈 캠프의 인재영입위원장이었고, 부산 성폭력상담소 이 모 소장은 2012년 12월13일 문재인 대통령 후보 공개지지 기자회견 참가자 1200명 중에 한 사람이었다는 사실 등이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들은 모두 삼각관계로 얽혀진 한통속이라는 것이다.
  
  또 부산 성폭력상담소가 대통령과의 특수관계에 있는 법무법인 부산을 공증 대상자로 선정한 배경 등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이러한 의문의 개연성은 배제하기 어렵다. 이같은 궁금증에 대한 실마리가 될 참고자료가 27일자 조선일보와 한국일보 등이 소상하게 보도했다. 신문 보도에 따르면 오거돈 사퇴 공증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표자였던 법무법인 부산이 담당했다. 여당은 총선 전에 몰랐다고 해명하지만 법조계는 현 정부와의 관계를 볼 때 정권 핵심부가 과연 몰랐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법무법인 부산 현 대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조카사위 정재성 변호사이다. 김예숙 청와대 인사수석이 법무법인 부산 출신이다.
  
  이런 일련의 절차가 사실이라면 친고죄와 관계없이 고위공직자의 부하여성에 대한 성추행 사실을 알고도 즉각 발표 및 사퇴 요구를 하지 않고 17일간이나 오거돈의 성추행 사실을 비밀유지 한 것은 부산 성폭력상담소와 공증담당 법무법인 부산, 가해자 오거돈 등이 삼각관계를 통해 성추행 가해자에게 수습할 수 있는 여유기간을 주려고 조율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제기된다. 실제로 오거돈은 측근을 통해 피해자를 회유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소문이 파다하고, 실제 그렇게 했으나 피해여성의 거부로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21대 총선에 미칠 정치적 파장을 고려해 유예기간을 주었다는 의혹까지 정치권에서는 제기하고 있다. 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선거 막바지에 "정치공작적 차원에서 주말무렵 음모 폭로가 있을 것"이란 설레발을 공공연히 쳐 댔다. 이런 일련의 발언들이 오거돈 성추행 사건에 대한 폭로를 염두에 두고 이뤄진 예방적 차원의 공작이 아니었는가하는 의문을 가지게도 한다. 이해찬은 선거가 끝난 뒤에도 “주말에 터질 정치공작 음모”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입다물고 있다. 이해찬은 사실이 아니라면 상대 정당에 대해 "마타도어"의 꼼수를 부리며 선거 분위기를 혼탁하게 만든 책임을 져야 한다.
  
  오거돈 성추행 사건에 대해 부산 성폭력상담소가 고위 공직자의 성범죄 혐의사실을 확인하고도 즉각 밝히지 않고 가해자가 직접 범죄사실축소 등 구질구질한 변명이나 늘어놓도록 장기간 허용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성폭력 피해여성을 보호하고 사회정의구현을 위해 노력하는 부산 성폭력상담소의 선명한 위상에 "옥의 티"같은 흠결이란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일부 시민단체는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벌보다 피해자를 보호하는 것이 우선이란 웃기는 주장도 하고 있다. 성폭력 피해자를 보호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 가해자를 엄벌해서 또 다른 피해자의 발생을 예방하고 고위 공직자의 성범죄와 도덕적 타락을 질타하는 것 모두가 시급한 것 아닌가? 어느 것이 우선이고 어느 것이 뒤로 가야 한다는 이상한 주장을 일부 시민단체가 하는 그 자체가 시민운동세력의 타락상을 입증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