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 연휴를 맞아 ‘한국 아동문학의 요람’ 사단법인 동시동화나무숲(약칭 동동숲)을 찾아 나섰다. 찾아가는 신작로 길가 들판에는 보리가 익어가고 보릿골을 타고 불어오는 훈풍이 한결 싱그럽게 스쳐갔다. 동동숲이 자리잡은 천왕산 자락에는 산새가 울어서 아침을 알리고 꽃도 피우고 있었다. 불두화가 흐드러지게 피었고 수국이 군락을 지어 푸르름을 자랑하고 있었다.

‘동동숲’은 동화작가 배익천이 30여 년 전 한국 아동문학의 유토피아를 꿈꾸며 찾아든 경상남도 고성군 대가면 연지리 ‘천왕산’ 자락에 있다. 그 뒤에 부산에서 사업을 하는 배익천의 친구 홍종관 씨 내외가 뜻을 같이 하며 합류했다. 홍종관은 물심양면으로 이 사업을 주도하며 동동숲을 가꾸어 나가는 데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고성군청에서 공직생활을 마친 송정욱 씨도 사단법인의 상임이사로 동참하여 열심히 도와주고 있었다.

동화작가 배익천은 경북 영양 출신으로 안동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교사 시절인 1974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동화부문에서 ‘달무리’가 당선되면서 동화작가가 되었다. 부산문화방송이 어린이에게 꿈을 심어주기 위해 월간지 어린이 문예를 발간하면서 창립요원으로 발탁되어 창작과 방송인으로 일하면서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로 결심, 오늘의 ‘동동숲’ 계획을 세우고 실천에 옮겼다. 배익천이 지금 천왕산 자락 깊은 숲속에서 수도승처럼 때로는 농부처럼 묵묵히 한국 아동문학의 오늘과 내일을 위해 매진하고 있는 모습은 참으로 감명을 주었다.

‘동동숲’은 관할 고성군을 비롯한 관계기관과 단체로부터 협조와 지원으로 정착돼 가고 있었다. ‘동동숲’ 일원 1만 6000여 평에는 200여 명의 동시동화작가들이 나무 한 그루씩을 작가명과 결부하여 선정하고 명패석(名牌石)을 세워놓고도 있었다. ‘동동숲’으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50여 대의 차량이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이 마련돼 있고 담벼락과 동네 주택 벽면에는 벽화도 그려져 있었다.

‘동동숲’은 계간지 ‘열린 아동문학’을 84회째 발간하고 있고 ‘열린아동문학상’도 해마다 5월이면 시상하고 있다. 5000여 권의 도서를 소장한 ‘동동숲 작은도서관’도 운영하면서 찾아오는 어린이와 부모들에게 문학에의 공간도 제공하고 있었다. ‘동동숲’은 ‘고성신문’과 합동으로 ‘작가와의 만남’ 기회도 마련하며 청소년들이 인문학에 관심을 가지게 하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었다.

‘동동숲’에서 하룻밤을 자고 일어난 아침은 ‘코로나19’에 찌들고 움츠려졌던 찌뿌둥함이 확 달아나 버리게 하는 상쾌한 기운을 불어넣어 주기도 했다. ‘동동숲’이 한국 아동문학의 요람이요, 유토피아로 뿌리내리길 바라며 연휴 여정의 발길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