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강국이라지만 인구가 많은 탓인지 미국이나 일본에는 우리에게 발견하기 힘든 흉악하거나 기괴한 범죄자들이 많다. 물론 교양 없는 사람도 많다. 그러나 그 나라에는 엘리트 보수주의자들이 자신들을 위협하는 세력보다 다방면에서 압도적인 능력을 발휘한다. 때문에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보편적 교양이 무너지지 않고 있다.
  
  국민들 수준에 개탄하는 분들이 많은데, 그 심정은 이해하나 어느 나라든 국민 수준은 그 사회 지식인 수준과 비례한다. 요즘 젊은이들의 좌경성은 거의 언론으로 인해 형성된 것이고 그 다음이 교육 때문이다. 이는 좌경적 기성세대가 그렇지 않는 기성세대를 압도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요즘 젊은이들이 좌경화 되었다고는 해도 그 본질적 측면, 사유방식 면에선 오히려 기성세대보다는 덜 좌경적이다. 글로벌 시대이기 때문이다. 요즘 20대들은 우리 노장세대보다는 많은 여행을 하고 해외 문화를 많이 접한다. 그래서 관념이나 사유방식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유물론과는 거리가 확실히 멀다.
  
  보수주의자들이 잘 모르는 게 있는데, 유명한 좌파 단체 내부에도 노장층과 젊은이들 간에 갈등이 매우 많다. 그들 특유의 공동체 의식 때문에 외부로 터져 나오지 않을 뿐이다.
  
  내가 보기엔 우리네 기성세대는 좌우를 막론하고 유교적, 유물론적인 그런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젊은 세대는 큰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우리네 보수우파 시민사회 리더들은 그나마 트인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태어난 환경과 자라난 시대의 영향 탓에 뚜렷한 한계가 있다. 우리네 보수주의자들은 지켜야 할 것은 ‘변화해야 하는 것 아닐까’ 하고 흔들리고 있고 정작 변해야 할 것은 그대로 두고 있다. 그 구분 능력이 없는 상태이다. 이것은 무능은 아니고 어쩔 수 없는 태생적 한계이고. 이걸 어느 정도 극복해야 하는데, 역시 그 방법 찾기에 서툴다.
  
  우리네 언론, 노장층은 다양성이 부족하고 전체주의적이다. 유물론적이다. 여기에 대해 논하자면 책 몇 권은 될 텐데, 아주 지엽적인 부분에서 간단히 하나 정도만 지적하자면, 인간의 ‘스타일’에 대해 경직된 관념을 갖고 있는 점이다. 그래서인지 그 집단과 노장세대가 자주 쓰는 단어 중에 ‘오만’이라는 것이 있다. 과거와 비교해 볼 때 요즘 20대들을 보면 이 표현을 거의 하지 않는다.
  
  일의 과정과 성과에 대한 평가가 아닌 인간의 스타일에 관한 논평을 많이 하는 것은 요즘 세대들에게는 이상하게 보이는 태도이다. 이는 유물론적인 사고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어느 나라이든 젊은이와 노인들 간에는 약간의 소통의 벽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 같은 정도의 나라는 없지 싶은데, 물론 사고방식 차이 때문이다. 한자를 멀리한 결과 교양이 붕괴되고 좌경화가 앞당겨졌다는 것에 선뜻 이해하지 못하는 분이 많으실 줄로 안다. ‘오만’ 같은 인간의 스타일에 관한 단어를 자주 쓰는 것도 좌경화에 힘을 보태는 것인데, 이 역시 선뜻 이해하지 못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