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조선일보는 김창균 논설주간의 칼럼 “우리는 민주당 안 찍었어, 선택한 당신들이 책임져”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김창균은 “총선 결과 납득 못하는 보수층, ‘표 도둑 맞았다’ 조작설 믿거나 ‘돈 살포에 혹했다’ 표심 폄하. 나와 다른 선택 ‘개·돼지’ 비난. 패배주의 넋두리로 비칠 뿐”이라고 주장했다.

요즘 뜨거운 여론의 이슈로 등장한 ‘개표부정 의혹제기’에 대한 김창균 개인의 견해를 표현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개표부정 의혹제기’에 대한 우파진영의 찬반양론은 우려할 만큼 심각하다. 인신공격까지 해대며 벌이는 설전(舌戰)은 좌파전선을 무너뜨리는 데 집중해야 할 우파진영의 화력을 낭비하며 위험선상을 넘나들고 있는 듯하다.

‘개표부정 의혹’을 강력하게 제기하고 있는 우파 유튜버들은 확신에 차있다. K 씨는 99.9999%에서 100%라고 주장하고 있다. 의혹제기 측은 개표 결과 나타난 득표현황에 대해 주로 통계학적 자료와 국내외 저명 통계학자들의 주장을 인용해 가며 “도저히 나타날 수 없는 현상”임을 내세워 자신에 차있다. 또 선거법상 투표용지에 사용할 수 있는 ‘바코드’ 대신 ‘QR코드’를 사용한 선거법상의 위법사례도 지적하고 있다. 투표 용지를 전산처리할 프로그램의 엑셀 처리기능 조작 등에 의한 부정개표의 조작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선거 결과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한 뒤 총선의 싱크탱크 역할을 한 某 씨가 “무섭고 두렵다”고 말한 사실과 171표차로 낙선한 ‘인천 미추홀구을’의 민주당 후보가 재검표 신청을 했다가 “사려깊지 못했다”며 스스로 철회한 것이 자의(自意)가 아니고 타의(他意)에 의한 것이란 주장도 하고 있다. 이러저러한 근거와 명분을 내세우며 개표부정이 있었을 것이란 사실을 굳게 믿고 있다.

반면 ‘개표부정 의혹제기’에 부정적 견해를 가진 측과 유튜버들은 “요즘같은 세상에 부정 개표는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부정 개표를 하자면 수많은 인력과 CCTV 등 첨단 감시기능을 피해야 하고 특정인을 당선시키기 위해 누가 그 위험을 무릅쓰고 희생할 것인가? 옛날처럼 투표용지 바꿔치기도 아닌 전산 처리되는 개표 결과를 조작한다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 반대론자들의 주장이기도 하다.

찬반양론이 팽팽하지만 그 가능성과 불가능에 대한 해답은 재검표를 하기 전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신(神)의 영역이다. 50대50의 가능성이 존재할 뿐이다. 개표부정 의혹제기에 대한 여론이 이러한데도 선거관리 헌법기관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이쯤 되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유튜버를 믿지 말라. QR코드는 변형된 바코드다”하며 뒷짐만 지고 있을 것이 아니라 통계 전문가와 학자, 의혹 제기자. 시민단체, 언론 관계자 등과 함께 공개적으로 전산 개표를 비롯해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

분명한 것은 도둑질은 은밀하게, 아무도 모르게, 극소수의 사람들이 모여서 음모를 꾸밀 뿐, 외고 펴고 소리내며 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도둑은 절대로 자신이 도둑질했다고 말하지 않는다. 개표부정 의혹제기에 떨고 있는 자들은 더불어민주당 당선자들이다. 그 가운데서도 막판 사전투표 개표에서 당락이 뒤집혀 당선된 자들이다. 그런데도 우파진영 인사들이 ‘개표부정 의혹제기’를 둘러싸고 이전투구를 벌이는 것은 누구를 위한 소모전인가? 참으로 안타깝다.

개표부정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김창균이 지적한 “총선결과 납득 못 하는 보수층”에겐 희소식이 될 것이고 의혹 제기가 사실이 아니라면 그것은 “패배주의 넋두리로 비칠 뿐”이 될 것이다. 개표부정 의혹제기에 떨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는 ‘너희들끼리 한번 치고받고 해봐라’며 느긋하게 이이제이(以夷制夷)의 심정으로 표정 관리나 하고 있지나 않을까?

개표부정 의혹제기에 대한 우파진영의 논객과 명망가들이 뜨거운 논쟁을 벌이는 것은 실익이 없는 소모전이 될 것이다. 끝내는 우파진영의 귀중한 인적자산(人的資産)들이 시산혈해(屍山血海)가 되는 참상(慘喪)이 될 것이다. 좌파들은 ‘꼬시래기 제 살 뜯어먹는’ 자해극은 절대로 하지 않는다. 광우병 미치광이 선동같은 사례에서 보여 주었듯이 엉터리 개수작도 공모 작당하여 세상을 뒤집어놓고야 만다. 우파진영의 논객들이여! 유튜버들이여 자중하시라! 상대를 개·돼지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개·돼지가 될 실익 없는 소모전에 그대들은 전투력을 왜 갖다 버리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