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해운대 동백섬 입구 D식당 조찬모임에 ‘국가혁명배당금당’ 대표 허경영이 참석했다. 허경영은 여성 수행원 1명과 지구당위원장, 지인 등과 나타났다. 문밖에는 선글라스를 낀 경호원 풍의 건장한 청년 3명이 대기했다. 고급 외제 승용차 롤스로이스와 외제 벤 등 2대의 차량편으로 도착했다. 

허경영은 특유의 언변으로 90여 분간 앞으로의 집권 구상(?)에 대해 장황하게 늘어 놓았다. 역시 허경영다운 허풍(虛風)과 자화자찬이 주류를 이뤘다. 참석자들과 주고받은 내용을 요약하면 이렇다.

<지금 여의도에서는 ‘다음 대통령은 허경영이다’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30여년 전 허경영이 내놓은 국민복지정책 33가지를 여·야 정당들이 앞다투어 가며 벤치 마킹하고 있다. 국가혁명배당금당은 이번 총선에서 여성 후보 40%를 공천해서 중앙선거관리위회로부터 8억 4000만 원의 자금을 지원받았다. 선견지명의 허경영을 따라올 자는 없다.> 

최근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 ‘개표부정 의혹제기’에 대해서는 “힘 있는 자들이 할 수 있는 선거방법 중의 하나이지만 그것을 제대로 밝혀내지 못한 패자들은 입 다물고 있어야 한다. 힘 있는 자들만이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허경영은 또 <아버지가 사상범으로 몰려 수감 중 어머니가 태몽(胎夢)을 꾸고 태어났다. 그래서 아버지가 감옥에 있는데 어떻게 임신이 가능했겠는가? 허경영 탄생의 비밀에 대해 쑥덕거림도 있었다. 아버지는 진주 지방의 대지주(地主)였지만 해방 이후 소작농(小作農)들에게 자기 소유 토지를 분배해 준 것이 문제가 돼 다른 지주들로부터 공격도 받았다. 아버지는 6·25 발발 이틀 전에 처형됐다. 어머니가 어린 나를 데리고 진주로 내려가 소작농집에서 자라났다. 머슴살이하던 허경영이 서울로 올라가 온갖 고생을 다하며 주경야독한 끝에 성공했다. 이병철 회장에게 반도체가 앞으로 살길임을 주장한 것도 허경영이요, 박정희 대통령에게 새마을운동 전개를 주장한 것도 허경영이었다>고 주장했다.

허경영은 자신이 집권하면 자신을 사기꾼으로 폄하보도한 언론인들을 비롯 국회의원, 고위관리, 권력자들을 모두 삼청교육대로 보내겠다고 했다. 허경영은 수입원에 대해 “(자신이) 기거하는 ‘○○궁’ 입장료가 10만 원으로 일요일 같은 경우 약 5억 원의 수입이 있고 평일에는 1~2억 원이 된다”고 밝혔다. ‘그렇게 능력과 신통력(神通力)이 출중한데 왜 대통령이 되지 못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선 “아직은 때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공허한 헛소리인가? 예언(豫言)인가? 무엇엔가 홀린 듯이 허경영의 장광설을 듣고 있는 순간 해운대 앞바다의 파도 소리가 귓전을 맴돌았다.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