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기억연대 이나영 이사장은 서울 마포구 연남동 ‘평화의 우리집’ 손영미 소장의 극단적 선택이 검찰의 강압수사와 언론의 무리한 취재 경쟁에서 비롯된 것처럼 말했다. 정의기억연대는 7일 오후 부고 성명에서 이렇게 말했다.
  
  <고인은 최근 정의연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셨습니다. 특히 검찰의 급작스런 평화의 우리집 압수수색 이후 자신의 삶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것 같다며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을 호소하셨습니다. 무엇보다 언론의 과도한 취재경쟁으로 쏟아지는 전화와 초인종 벨소리, 카메라 세례로 불안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계셨습니다. 항상 밝게 웃으시던 고인은 쉼터 밖을 제대로 나가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이셨습니다.>
  
  이들은 또 숨진 손 소장이 "검찰의 압수수색 이후 심리적으로 힘든 상황을 호소했다"고도 했다. 정의연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서부지검은 지난달 21일 '평화의 우리집'을 압수수색했지만 "(정의연 고발 등) 사건과 관련해 고인을 조사한 사실도 없었고, 조사를 위한 출석 요구를 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정의기억연대 간부들의 이 같은 주장은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검찰과 언론은 사회 정의를 구현하기 위한 공공의 기관이요, 단체다. 정의기억연대에 아무런 잘못이 없는데도 검찰과 언론이 무자비하게 수사에 칼을 들이대고 집요하게 추적했다는 말인가. 정의기억연대는 자신들이 왜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라 있고 언론의 끈질긴 추적을 받고 있는지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검찰과 언론을 탓하며 위기를 모면하려 하고 있다. 숨진 손영미 소장의 죽음을 마치 자기들의 변명 기회로 삼는 것처럼 보인다. 이는 사자(死者)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과연 정의기억연대는 자신들의 주장처럼 회계처리나 투명성에서 당당한가?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공동대표를 지냈던 신혜수 유엔인권정책센터 상임대표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30년 위안부 운동의 성과가 윤미향 개인의 성과로 귀착된 것에 대해 심히 유감스럽다"는 견해를 밝혔다. 정의기억연대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비롯한 여성 인권과 평화를 위해 시민 운동을 해온 만큼 명분에 흠집 없는 정의로운 태도와 생각으로 일관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윤미향이 그동안의 공로를 독식하며 국회의원이라는 권력의 품에 안긴 것은 떳떳하지 못한 처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