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로서 25년 전 입국하여 최우선 북한정보로 제공한 삐라의 중요성 문건>
  
  탈북자들이 입국하면 신분 조사와 함께 북한 정보를 요구합니다. 정착금이 결코 공짜가 아닙니다. 이런 정보를 모아 대북정책, 통일의 길에 유용하게 쓰이게 되지요. 정보제공 문서는 외부에 유출하면 안 됩니다. 그럼에도 평시 일기장을 비롯하여 기록과 문서보관 습관이 있던 제게 그대로 있게 되었고 25년이 지난 이제는 말할 수 있어 공개합니다.
  
  본인은 모스크바에서 김포공항에 1995년 2월 18일 도착하였으며 곧장 정보기관에 인도되어 조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정보제공 작성은 입국한 지 4일 만인 1995년 2월21일 자로 생생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본인이 제공한 북한 정보는 총 168가지입니다. 그중 가장 먼저가 삐라의 중요성이었습니다. 이는 탈북의 결정적 동기가 삐라였다는 것을 문서로 증명하는 것으로도 됩니다.
  
  희미하게 보이는 정보제공 문서의 내용을 보면-<마지막 사회주의를 견지하는 북한은 폐쇄 신정 사회>로 규정하고 <원자탄으로도 깰 수 없는 폐쇄 북한을 무너뜨리는 가장 위력한 폭탄은 이북인민을 깨우치기 위한 종이 즉 가장 값싼 삐라이다> 라고 강조합니다. 또 <폐쇄가 강하면 강한 만큼, 정보에 대한 갈망도 그만큼 강한 것>이라고 합니다.
  
  <삐라의 엄청난 위력성>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으며> <북한을 물 먹은 담벽으로 만드는 데서의 물은 곧 삐라>이며 <기타 각종 상품포장지도 버리지 말고> 함께 보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는 이웅평 비행사가 남한의 라면봉지를 보고 탈북한 실례에 기초한 것입니다. 남한의 상품포장을 보고 높은 생활 수준을 알 수 있게 하는 몇 수 앞 심리전이라는 것입니다.
  
  삐라의 위력성과 함께 경제성은 <저절로 무너지는 동구권에 지원한 40억 딸라의 수십, 수백분의 1을 가지고도 그 효과는 몇십 배 거둘 것임>이라고 적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