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2중대 대표라는 최강욱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출했다가 지운 ‘법무부 장관 입장문’ 초안을 둘러싼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최강욱 의원은 “SNS를 살피다 언뜻 올라온 다른 분의 글을 복사해 잠깐 옮겨적었다”라고 주장했지만, 논란이 멈추지 않자 그 ‘다른 분’을 최민희 전 의원이라고 지목했다. 최민희 전 의원의 페이스북 글을 보고 따라 썼다는 주장이다.
  최강욱 의원이 올렸다 지운 글에서 주목할 것은 ‘수명자(受命者‧법률 명령을 받는 사람)’‘지휘권자(指揮權者)’ 등의 용어다. ‘법상 지휘를 받드는 수명자는 따를 의무가 있고 이를 따르는 것이 지휘권자를 존중하는 것임’이란 대목에서다. ‘수명자'라는 용어는 군, 특히 군사재판 판결문에서 주로 쓴다고 한다. 최강욱 의원은 1994년 군 법무관이 된 뒤 10년 간 군에서 활동함으로써 변호사 자격을 취득했다.
  법무부는 이 입장문 초안과 관련해 추미애 장관이 직접 작성한 것이지만, 이후 내부 논의 과정에서 내용의 수위를 낮추기로 해 다른 문안이 공식 발표가 됐다고 설명했다. 법무부 주장대로라면 여성인 추미애 장관은 군사재판 판결문에 쓰이는 군 용어를 자유자재로 쓴다. 최강욱 의원 주장대로라면 여성인 최민희 전 의원 역시 군사재판 판결문에서 쓰는 군 용어를 자유자재로 쓰는 인물이 된다.
  최강욱 의원이 법무부 장관 명의의 입장문을 대신 써서 추미애 장관에게 건네줬고, 이 과정에서 최민희 전 의원에게도 전달됐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겠나. 최강욱 의원은 이달 2일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상에 지휘권자인 장관이 ‘수명자’인 총장에게 ‘면담을 요청’하더니…” 등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최강욱 의원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이에 지속적인 교감이 있었을 가능성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인터넷에선 벌써 법무(法無)부 진짜 장관은 최강욱 의원이고, 추미애 장관은 실제로는 법무부 수석대변인이란 글이 떠돈다.
  최강욱 의원 같은 형사 피고인이 법무부 장관 입장문을 대신 작성하는 행위, 이것이 국정농단 아니고 뭔가. 그런데도 최민희 전 의원에게 책임을 돌리면서 국민농단까지 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