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오늘,
  또 한 분의 탈북 국군포로
  어르신 한 분이 돌아가셨다.
  
  올해 91세.
  우리 물망초 행사에도
  자주 참석하시던 분인데...
  탄광에서 40여 년 가까이 일하셔서
  결국엔 진폐증과 폐암으로 돌아가셨다.
  탈북해오신 국군포로 어르신들
  대부분이 비슷한 병명으로 가신다.
  
  '포로'라는 이유로
  북한에 억류되고...
  남한에 돌아와서도 잊혀지고...
  결국엔 청춘에서 장년을 거쳐
  노년까지 인생 전체를
  송두리째 저당잡혀야 했던
  탈북 국군포로 어르신의 마지막 길엔
  물망초 국군포로 송환위원장이신
  정수한 장군님께서
  하얀 여름 모자에
  물망초 뱃지를 직접 달아
  영정앞에 고이 놓아드렸다.
  
  7월 27일,
  정전협정일에 드리려고
  물망초가 새로 장만해 놓았던
  어르신의 새 여름 모자였다.
  이제 탈북해오신
  국군포로 어르신이 22분 남으셨다.
  북한에는 국군포로 어르신들이
  200분 넘게 생존해 계실 텐데...
  
  어르신,
  이승에서의 서러운 시간일랑은
  미련없이 훨훨 털어버리시고
  새하얀 모자 쓰시고
  백선엽 장군님 손 꼭 잡으시고
  하늘나라로 편안히 올라가세요.
  저승에서는 꼭 행복하셔야 해요.
  
  어르신,
  죄송하고 감사했습니다.
  면목없습니다만
  백척간두에 올라서서도
  정신없이 흔들리는 이 나라를
  백선엽 장군님과 함께
  부디 살펴 주시옵소서 ㅠ.
  .
  어르신의 장례식은 목요일 오후 2시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거행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