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孟子)가 주유천하(周遊天下) 할 때 어느 지역의 제후(諸侯)가 물었다.
  "선생님, 어떻게 하면 정치(政治)를 잘할 수 있겠습니까?"
  맹자가 허허 웃은 뒤, 밭갈이 하는 농부(農夫)를 손가락질하며 "저 사람에게 물어 보시게" 했다. 제후가 다시 물었다.
  
  "저는 선생님에게 여쭈었는데 어째서 저 농부에게 물어 보라고 하십니까?"
  맹자가 대답하기를 "농부의 마음(農心)이 곧 민심(民心)이네, 민심은 곧 天心일세. 하늘이 인정해야 정치를 잘하는 것이지, 자신이 정치 잘한다고 혼자서 백번 떠들면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했다.
  
  맹자의 이런 말씀을 두고 한학자(漢學者)들은 "농심을 거스르는 것은 하늘의 뜻을 건드리는 것과 같은 뜻"으로 풀어 쓰고 있다.
  
  정치를 잘한다는 것은 허장성세(虛張聲勢)나 고담준론(高談峻論)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민심을 잘 파악해서 민심이 지향(志向)하는 바를 국가경영에 제대로 반영하는 것"이다.
  
  요즘 국민들은 부동산 대란(大亂)과 종합부동산세 대폭강화 등 문재인 정권의 폭정(暴政)에 시달리고 있다. 여기다가 코로나19에다 장맛비로 인한 홍수(洪水) 피해까지 겹쳐 고통받고도 있다.
  
  민심이 문재인 정권으로부터 이반(離反)하고 있는 현상이 여론으로 나타나고도 있다. 국민이 문재인 정권의 정책실패로 고통받고,자연재해와 괴질(怪疾)로 신음(呻吟)하고 있는 판국에 문재인 대통령의 퇴임 후 기거할 사저(私邸) 부지 문제가 민심을 또 건드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 후 사용할 주택 부지인 경남 양산시 하북면 지산리 부지 일부가 대지 아닌 농지(農地)라는 것이다. 농지법 제6조에 따르면 "농지는 자기의 농업경영에 이용하거나 이용할 자가 아니면 소유하지 못한다"로 규정돼 있다(중앙일보 보도). 대통령의 사저건립 부지가 정치문제로 비화되자 청와대는 해명을 했다.
  
  "대통령 부부는 이 땅에서 유실수 등을 재배하기 위한 농업경영의 목적으로 토지를 매입했다. 부지 매입 후 김정숙 여사가 비료주고 실제 경작했다. 휴경(休耕)한 적 없다."
  
  이처럼 궁색한 변명에도 "농지에다 어떻게 집을 지을 수 있는 것인가"로 여론이 확대되자 형질변경(形質變更) 절차를 밟고 있다고도 밝혔다. 청와대의 해명도 궁색하고 유실수를 심기 위해 비료 주며 농사지었다는 변명도 국민을 얕잡아보는 참으로 공허한 소리로 들려 온다.
  
  청와대의 해명이 사실이라고 치자. 농지를 주거지로 용도변경하는 형질변경은 투기목적 대상이다. 값싼 농지가 집을 지을 수 있는 대지로 둔갑되면 땅값이 몇배로 뛰게 된다. 유실수 심으며 비료주고 농사지을 목적으로 매입한 농지를 농사는 짓지 않고 대지(垈地)로 만들어 엄창난 개발 차익을 얻겠다는 꼼수가 아니고 무엇인가? 농지매입 동기가 불순(不純)한 것 아닌가? 현직 대통령이 '형질변경 신청'을 했는데 일개 면장(面長)이나 시장(市長)이 허가 안해주고 배겨낼 장사가 있는가? 한마디로 '눈 감고 아옹'하기다.
  
  대통령이 '농심'과 '민심'을 건드려 가며 퇴임 후 살 집을 번듯하게 짓겠다는 욕심은 과욕(過慾)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을 집이 아방궁(阿房宮)이 될지 대궐(大厥)이 될지, 저택(邸宅)이 될지, 초가삼간(草家三間)이 될지는 아직은 모른다.
  
  그러나 요란하게 추진하는 징조가 아무래도 심상치 않아 보인다. 농심을 울리고 민심을 거역(拒逆)해 가며 '전 대통령 문재인 부부'의 문패(門牌)를 달아 놓고 떵떵거리며 혼자만 잘 살면 그 무슨 희희락락(喜喜樂樂)이 올 것인가? 어리석은 군주(君主)란 원성(怨聲)을 듣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