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언론에 21대 초선 국회의원 재산 순위에서 미래통합당 소속 부산의 전모 의원이 1등을 했다. 역시 21대 초선 의원 중 부동산 자산 보유 순위에서도 미래통합당 소속인 부산의 백모 의원이 1등을 했다. 백모 의원은 주택도 30채나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근데 부산 사는 사람들 중에 이 두 사람을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아마 이 두 의원의 지역구 사람들은 이 사람들이 누군지 알겠지만, 대부분의 부산사람들은 이 두 사람이 누군지도 모를 것이다. 요새 말로 듣보잡(듣도 보도 못한 잡x) 의원들인 셈이다. 나도 부산 살지만 한 사람은 내가 사는 지역 후보여서 4월15일 처음 이름을 알게 되었고 나머지 한 사람은 이름조차 금시초문이다.
  
  내가 보기에 이 두 사람은 공통점이 많다. 우선 부자는 부자인데 자수성가형 부자라기보다 상속 부자란 점이다. 부모로부터 기업과 부동산을 물려받은 상속 부자들이다. 그리고 그것뿐이다. 학력이나 경력이 출중한 것도 아니고 부산 시의회 의원을 했다고 하는데, 국회의원 할 만한 자질이 있는지는 아직 의문이다. 지난 4·15총선 때 부산시민들이 투표장에 가면서 이런 말들 많이 했다.
  
  ‘문재인이 미워 야당 찍어주지만, (보수 야당 후보인) 저 사람 당선되면 테레비나 신문에 얼굴 한번 안 비칠 끼다. 아마 4년후나 되야 다시 얼굴 구경할 수 있을끼다.’
  ‘서울에는 똑똑한 아(?)들도 많던데 와 부산에는 맨날 저런 아(?)들만 내 보내노?’
  
  부산의 어느 지역에서는 서울법대 출신이고 검사 경력이 있는 로스쿨 교수가 공천에서 떨어지고 대신 학력이나 경력이 비교가 안되는 郡의원 출신이 공천을 받았다. 그 이유는 당내 경선이었다. 지역 당원들을 상대로 경선을 하니 인물보다는 그 지역에서만 지명도가 있는 골목 의원 수준의 구들장군 같은 자들이 대거 공천을 받았고 이후 부산이니까 실제 당선까지 되었다. 이 사람들이 지금 서울 가서 문재인과 얼마나 제대로 싸울 수 있겠는가?
  
  지금 보수야당의 위기는 단기적으로는 탄핵이 그 시작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누적된 인재양성의 실패가 큰 이유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 십수 년간 제대로 된 젊은 피를 수혈하지 못했고 참신하고 실력있는 인재들을 次期, 次次期 주자로 길러 내지 못했다. 親李니 親朴이니 하며 계파싸움에만 함몰되어 수년을 허송세월했다.
  
  보수 야당은 부산 경남 경북 등 당선이 유력한 텃밭에는 인물 위주의 전략공천을 해야 한다. 부모한테 상속받아 동네 유지 노릇이나 하는 얼굴 마담 같은 인간들 말고 실력과 전투력을 갖춘 보수의 투사들을 텃밭에서 길러내야 한다. 국회의원을 폼잡고 살기 위한 악세사리 정도로 생각하는 인간들 말고, 보수의 이념을 지키기 위해, 좌파들과 싸우기 위해 정치판에 뛰어든 이론과 투쟁성을 겸비한 청년 志士들이 중앙 무대에서 커 나갈 수 있도록 디딤돌 역할을 嶺南이 해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집안이 흥하느냐 망하느냐는 지금 아버지가 얼마 벌어오느냐보다 자식이 학교에서 몇등하는지가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인재 양성을 소홀히 하는 정치집단에게는 내일이 없다. 보수 야당이 좌파집단을 이기기 위해서는 인재를 길러내는 시스템부터 그들보다 한 발 앞서 가야 한다.
  
  문재인 좌파정권과의 싸움에는 이름 한 줄 못 올리면서 상속받은 재산으로 세간의 가십거리나 되는 야당의 초선들을 보며 새삼 웰빙 야당의 웰빙족 의원들이 한심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