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은 세상이다. 정상적인 보통사람이 살아가기 정말 힘든 세상이다. 멀쩡하던 사람이 하루 아침에 팽 돌아서 미치광이짓을 하며 돌아다니는 얄궂은 세상이다. 똥개가 사냥개처럼 날뛰기도 하고 똥묻은 개가 겨묻은 개보고 나무라는 뒤엎어진 세상이기도 하다. 광남광여(狂男狂女)들이 저주의 굿판을 벌리는 요상한 세상이다.
  
  이러한 일들이 일어날 때 마다 머리 잘 돌아가는 정신 바로가진 수재(秀才)들이 기똥찬 새말들을 찾아낸다. 요즘 SNS에 떠도는 아주 기발한 풍자어가 바로 그 가운데 하나다. 계간(鷄姦)과 개딸이다.
  
  노무현재단 이사장 유시민(柳時敏)이 북조선 돈왕(豚王)을 가리켜 "계몽군주"라고 치켜 세우자 진인(塵人) 조은산이 유시민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계몽군주가 아니라 계간군주(鷄姦君主)를 착각한것 아닌가요?"하고. 계간(鷄姦)이란 용어는 잘 사용되지 않는 단어다. 진인(塵人)이 이 어려운 단어를 어떻게 찾아내 유시민에게 한방을 날렸을까? 궁금해서 어학사전을 뒤져봤더니 역시 "진인"이 유시민보다는 훨씬 머리가 깨끗하고 좋다는 것을 알게 됐다. 유시민과 김정은의 관계가 어떠한 가도 짐작이 가는 연관어였다.
  
  "계간(鷄姦)"의 사전적 풀이가 흥분을 불러오는 요상함이 있었다. 암닭의 성기(性器)는 따로 있지 않고 항문과 일치한다.동성연애를 하는 남자끼리 교잡(交雜)하는 모습이 닭이 교잡하는 것과 비슷하다 하여 남자들 끼리의 성행위를 계간이라 한다. 다른 말로는 "비역질"이다. 진인 조은산의 지적대로 "계간군주"를 유시민이 "계몽군주"라고 잘못 호칭한 것이 아니라면 김정은과 유시민은 어떤 관계란 말인가? 유시민에게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혹시 유시민이 김정은으로부터 백두산문화훈장이라도 받는 것은 아닐까?
  
  "계간"과 함께 또 하나 등장한 용어가 "개딸"이다. 개딸, 개딸... 도대체 이 무슨 뜻인가? 혹시 "개 같은 딸"이란 말인가?아니면 "개 같은 X"이란 말인가? 도무지 궁금해 하던 차에 해답을 찾았다. 9월29일자 조선일보 A20면 문화면 머릿기사 제목 "정00, 고00, 하00...제가 키운 '개딸'만 6명이에요"란 기사가 그 해답을 아르켜줬다.
  
  "개딸"은 "개 같은 딸"도 아니고 "개 같은 X"도 아닌 인기드라마에서 "성격이 괴팍한 딸의 애칭"이란다. 그럼 그렇지. 아무리 세상이 어수선하고 미쳐 돌아간다고 해도 "개 같은 딸"과 "개 같은 X"이 세상을 시끄럽게 해서야 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계간"과 "개딸" 이 시대의 대표적 풍자어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