智異山이라고 쓰고 지리산으로 읽는다. 지난 한 달 동안 40여년 전 대학 시절에 읽었던 지리산 파르티잔을 주제로 한 이병주 선생의 장편 실화소설 지리산에 푹 빠져 살았습니다. 지금의 좌파·우파의 대립상과 흡사했던 일제 말부터 6·25 동란기의 좌우익 대립상을 다시 한번 리마인드하면서 지금의 극명한 좌우 대립상을 극복할 길을 찾기 위함이었습니다.
  
  처음 그 소설을 접했던 시절은 반공주의가 철저했던 유신시대였는데 그 서슬 퍼렇던 시절에 금기사항이었던 좌익에 대해 담담하게 기술한 이병주 선생의 딜레땅트한 모습에 반해 나는 그후 이병주 선생의 책은 모두 구입해 읽곤 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납니다.
  
  자기 자신이 한 선택의 실패에 대해 끝까지 자기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고 지리산 마지막 빨치산으로 죽어간 박태영의 삶에서 마지막 순간까지 자기 잘못을 죽음으로 책임지는 그런 사람이 과연 지금도 있을까요? 해방 전후 좌익·우익 대립상에 버금가는 지금의 좌파·우파 대립상의 접점을 찾는 것이 지금 정치인들의 도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다시금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