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은 짧다.
  해도 짧지만
  사람들 마음도 짧고
  올 한 해 남아있는 시간도 짧다.
  
  내가 아침에 바이든이
  미국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선거인단 수를 넘겼다며 일단
  미국 대통령이 되었다는 글을 썼더니
  내 정체성 운운하며 난리가 났다.
  10명 정도 페친이 떨어져 나가면서
  독한 말들을 낙엽처럼 퍼붓고 갔다.
  
  우리 보수들의 허한 마음, 분노 등이
  점점 더 우리 보수의 정신세계를
  분열과 불신으로 갉아먹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11월만큼이나 아쉽고 안타깝다.
  
  자연은 모든 것을 버리고 떠나는데
  우리 인간만은 서로를 손가락질하며
  나만 잘 났다고…
  내 판단만 옳다고…
  너는 다 틀렸다고…
  너는 나쁜 사람이라며
  소리소리, 목소리만 높이고 있다.
  자신을 돌아볼 생각도 않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염도 없이.
  
  작년에 돌아가신 시어머님 제사,
  늘 함께 하는 분들만 모여서
  조촐, 단란하게 사당에서 지내고
  낙엽이 바삭대는 산소에 다녀와선
  바싹,
  온갖 꽃이 말라버린
  작은 마당을 꼼꼼히 정리했다.
  
  참선하는 기분으로.
  무상하는 마음으로.
  모녀 냥이들의 감시를 받아가며…
  
  우리는 왜 자신을 애써 드높이며
  스스로의 영혼을 메말리는 것일까?
  시간도 없는데…
  텅 빈 가슴, 무엇으로 채우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