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선동된 일단의 사람들이 의회의사당을 습격. 점령했었다. 그리고 부통령은 피신했다. 이 와중에 죽은 사람도 너댓 명이나 되었다. 이 비극적이고도 반역적 사건의 결말이 우리를 웃게 만들고 부럽게 하기도 한다. 의회 습격범들이 트럼프에게 “사면해 달라”고 떼를 쓴다는 기사를 읽고서다. 신문은 '떼'라 표현했지만 '떼'가 아니라 정당한 요구라 하겠다.
  
  그들이 사면을 요구하는 이유는 이렇다. “나는 애국심을 발휘했다. 내게 의회의사당에 가라고 한 대통령의 말을 들었을 뿐이다” 순진한 사람이고 순진한 언사이다. 원래 미국인이 순진한 건지 아니면 선동을 당해서 순진해졌는지 모르겠다. 다만 선동을 당하고서도 악바리로 죽자사자 하는 게 아니라 사실대로 털어놓는 폼새에서 순박성이 느껴진다. 그러면서도 자기가 난입했던 영상을 올리면서 “우리는 의사당을 습격했다. 내 생애 최고의 날 중 하나였다”는 글을 쓰기도 했다. 의사당을 습격한 것을 자랑삼는 모습이 차라리 행복하고 여유 있어 보인다.
  
  다른 이들도 사면을 요구하는데, “부당한 처우를 받고 있다” “실형을 선고받을 위기에 놓였다” “대통령의 말을 들었을 뿐이다”라고 주장한다고 했다. 저 사람들은 심각해서 하는 말이겠지만 우리에게는 웃음과 여유와 재미로 다가온다. 그들의 변호사도 “명예롭게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들인 트럼프의 평화로운 추종자들을 사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저들은 “애국심을 발휘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트럼프가 순진한 사람들의 애국심을 이용해 먹은 것밖에 아니다. 그리고 하나같이 입을 모아 “대통령의 말을 들었을 뿐이다”고 말하는데 이 말은 대통령에게 속았다는 말로 들린다. 트럼프는 사면해 주어야 하고 저들의 몫까지 책임져야 한다. 선동을 해놓고 자기만 쏙 빠져버리면 안 되지. 문재인이 배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