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선거 보선 후 김종인씨의 안철수에 대한 발언을 보면 나이를 헛먹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김종인은 안철수가 이번 서울시장과 부산시장의 승리를 두고 '야권의 승리'라고 말한 것에 대해 '건방지다'라고 말을 했다는 것이다. 자기 자녀에게도 예외적으로나 할 수 있는 상스런 발언이다. 그럼 여권의 승리란 말인가? 아니면 김종인 혼자만의 승리인가? 아니면 국민의 힘 단독으로 승리한 것인가? 오세훈이 국민의 힘 소속이긴 하지만 야권, 하다 못해 정의당까지 중립으로 돌아섰거나 문재인에 실망한 좌파의 비주류까지도 힘을 보태서 함께 승리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문재인의 실정과 박원순의 자살 등 여러 요인들이 작용하여 승리를 일구어낸 것이다. 어디 속좁은 여자 아이처럼 함께 축하해야 할 상황에서 심통을 부리고 질투를 한단 말인가.
  
  안철수와 오세훈은 비록 정당은 다르지만 이번 보선을 치르는 과정과 보선 승리 이후에 보여 주는 모습들에서 많은 국민들은 희망을 갖게 되었다. 배신과 분열의 유산을 극복하고 단합하고 협조하는 모습으로 우리 모두에게 한 가닥 희망의 안겨 주고 있는 것이다. 오세훈은 서울시 정무부시장에 안철수가 추천하는 인물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민들은 이런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 것이다. 다음은 당신 차례라고 김대중이가 이철승에게 말했던 것, 또는 노무현이가 정몽준에게 다음은 당신 차례가 될 것이라고 연막을 피웠던 것, 그뿐인가 김대중이가 김종필에게 약속했던 것을 배신한 것, 김영삼도 김종필에게 비슷한 말을 하고 배신하여 김종필이 자민련을 만들게 했던 것, 모두 배신과 식언의 역사들이다.
  
  그런데 오세훈과 안철수의 모습은 적어도 현재까지는 아주 긍정적이다. 모두가 승리하고 있는 것이다. 안철수는 선거 과정에서 성심으로 오세훈을 도왔고, 오세훈은 이에 보답하는 모습이다. 당선 소식의 환호성 속에서 오세훈은 자신이 받은 당선 축하 꽃다발을 받아 그것을 안철수에게 건넸다. 그것이 상징하는 것은 단합을 하면 승리한다는 바로 그것이다.
  
  김종인씨는 엄밀하게 말하면 우리 나라에 엄청난 해악을 끼친 역사의 죄인이다. 문재인 정권을 만든 장본인이 바로 김종인이다. 자신이 국민의 힘 비대위를 맡는 것이 문재인 정권을 만든 것에 대한 참회 때문이라고 했던 인터뷰 내용이 사실이라면 한 알의 밀알이 되어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어디 윤석열에 붙어 무슨 요술을 부려 문재인을 도우려고 음모를 꾸미고 있단 말인가.
  
  지금 돈으로 환산하면 몇백억이나 되는 뇌물을 받고 징역살이까지 한 분이 반성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고 너무도 뻔뻔하게 나대는 모습이 역겹기까지 하다. 그런데 주호영이라는 작자는 또 무엇인가. 주호영과 김종인을 따르는 무리들이 그를 상임고문으로 모시려고 한다는 뉴스를 접하고 참 한심한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단언컨대 국민의 힘은 안철수 오세훈이 보여준 화합과 단합 그리고 포용의 모습을 잊는 다면 절대로 정권을 되찾을 수 없다. 더구나 김종인의 요술에 현혹되어 이리저리 쏠려 다니면 국민의 힘은 그것으로 끝이다. 이번 안철수 오세훈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도 김종인은 모두에게 얼마나 힘들게 상식 밖의 발언들을 남발했나. 김종인에게 있어서 정권 교체는 나라의 운명에 관계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선거 기술자로 인정받는 게 더 중요한 것인지도 모른다. 소인배의 생각이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