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까지 포퓰리즘? 이재명 지사님, 시대를 읽으시고 무거운 주제는 깊이 고민합시다>
  
  ‘학력으로 임금 차별을 하지 말자’는 화두에는 적극 찬성하지만, ‘4년간 일한 사람과 4년간 대학 다닌 사람 보상이 같아야’ 한다는 이재명 지사의 구호 비슷한 발언은 심각한 자기모순이거나 시대를 읽지 못하는 식견을 내비치는 것 같아 걱정됩니다.
  
  첫째, 같은 직장에서 같은 일을 하는 근로자의 경우, 고등학교 졸업 후 취업해 4년 경력을 쌓아야 대학 졸업생과 보수가 같아진다면, 그게 바로 차별입니다. 학력차별 철폐를 외치면서 이런 예를 드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두 번째 사회 전체를 놓고 본 경우라면 더 심각합니다. 대졸과 고졸 임금 차이가 어느 정도여야 하는지는 윤리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한 나라 국가전략의 핵심, 교육수요와 공급의 문제입니다. 대졸자와 고졸자간의 보수 차이가 과하면 분배와 통합을 해치지만, 인적투자를 권장하고 열정을 품게 하기 위해서는 적어서도 안됩니다. 그래서 대학교육의 질과 접근성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는 지난 40여 년간 선진국의 경제성장과 분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쳐왔습니다.
  
  이 지사의 말대로라면, 대학원 석사의 보수는 대졸자와 단 2년 경력만큼만, 박사는 5년 경력만큼만 차이나야 할까요? 그렇게 쉽게 얘기할 주제가 아닙니다. 급변하는 기술환경 속에서 필요가 큰 인력은 변화의 과실도 많이 땁니다. 그것이 젊은이들의 열정에 불을 지핍니다. 반면, 이런 좋은 인력을 신속하고 충분히 배출해 희소가치를 줄이는 교육은 경제도 성장하고 분배도 향상시키는 길입니다. 우리 시대 최대의 화두, 교육과 기술의 경주(The race between education and technology)입니다.
  
  우리의 교육은 지금 이 경주에서 패배하고 있습니다. 대학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뼈아픈 반성이 필요한 무거운 주제입니다. ‘대학 안가는 사람에게 세계여행용 천만원’처럼 선정적인 낚시를 할 때가 아닙니다.
  
  덧붙이자면, 맹목적인 진학을 유도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무조건 대학 안가면 천만 원 준다’는 것 역시 비전도 책임도 없는 포퓰리즘입니다. 여행에서 배울 게 많다는 것에 깊이 공감합니다. 대학생이든 아니든 세계여행 프로포절을 받아 선정해 지원하면 어떨까요? 정부 돈보다 장학재단이나 민간재단들과의 파트너십이 더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