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12년 전쯤에 모 신문사의 논설위원과 그가 쓴 칼럼 내용을 두고 이메일로 다퉜던 일이 있다. 정말 말도 안되는 내용의 글을 해당 논설위원이 자신의 이름으로 된 칼럼에 연재하고 있었다. 그와 관련된 에피소드에 관해서는 이곳 조갑제닷컴에 글을 썼던 일이 있다.
  
  다시 한번 그가 썼던 칼럼의 내용과 그에 대한 반박 이메일을 간단하게 소개하려고 한다. 세계 금융위기가 한창 진행 중일때 어느 한 분기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이 다른 경쟁국에 비하여 낮았던 일이 있다. 문제는 이 논설위원이 한 분기의 상대적 저성장 문제를 우리나라 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각료와 비서관들의 학력 문제와 결부시키며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의 문제를 비판하는 것이었다. 너무나 어처구니 없는 글이어서 해당 논설위원에게 이런 글은 쓰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이메일을 보냈던 적이 있다. 생명력이 없는 글이었기 때문이다. 다음 분기 한국이 다른 경쟁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제 성장률이 높게 나타난다면 그때는 어떤 내용의 교육 시스템에 관한 글을 쓰시려고 합니까. 대강 이런 글을 보냈고 그 뒤로 약간 감정이 실린 이메일이 오갔던 일이 있다.
  
  실제로 한국은 그 다음 분기는 물론 계속하여 그 논설위원이 비교했던 경쟁국들보다 높은 경제 성장률을 시현하였었다. 이 논설위원이 이같은 과정을 지켜 보면서 자신이 썼던 칼럼과 필자와 나눴던 이메일에 대해 한 순간이라도 되돌아 보았는지 모를 일이다. 개인적으로 그 논설위원에 대해 평가하자면 사고의 깊이가 낮고 앞뒤 분간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수준 낮은 논설위원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필자가 이곳 조갑제닷컴에 이미 썼던 내용의 일부를 다시 상기한 것은 엊그제 조선일보의 배성규라는 논설위원이 썼던 칼럼의 내용 때문이다. 도대체 이런 사람이 어떻게 한국의 대표신문인 조선일보의 논설위원까지 되었는지 참으로 경이로운 일이기도 하지만 이런 저질 칼럼을 주요 기사로 크게 부각시킨 조선일보 편집인들의 태도 역시 이해하기 힘들다. 그의 글 내용 중에는 영양가 없는 시중 잡소리들이 많지만 모두 반박하자면 지면과 시간이 아깝기에 한 가지만 예를 들어 보자. 배성규 논설위원은 홍준표가 지난 대선에서 패배한 것이 그의 막말 때문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단순 무식' 전형이 아닐 수 없다.
  
  지난 대선에서의 자유한국당 패배를 진단하는 문제는 우리 같은 아마추어 무식한들조차도 이런 사안에 대해 관심을 표명할 때는 최소한 열 개 정도의 독립 변수를 고려하고 변수들의 비중을 고려한다. 한 가지만 예를 들더라도 지난 대선에서의 자유한국당 패배에 가장 영향을 끼쳤던 요인은 다름 아닌 배성규 같은 언론인들과 언론들이 문재인 세력과 한 통속이 되어 나라를 온통 적폐몰이로 이끌어 갔던 기울어진 언론 운동장이 아니었던가. 그 당시 엄청난 사회 정치적 광풍에 구속이 무서워 시류에 영합하던 그 비굴했던 언론인들의 책임이 더 크지 않았던가.
  
  이런 것은 사소한 것이고 지난 대선에서의 자유한국당 패배 요인이 홍준표 막말 때문이라는 것인가. 이 사람 국민들을 모두 바보로 알고 있는가. 최소한의 균형적 시각은 있어야 할 것 아닌가. 대표 언론의 논설위원이라는 작자가 사고력 치고는 너무 단순하고 저질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모든 것을 알면서도 누구의 사주를 받고 이런 글을 썼다면 나쁜 사람이다.
  
  조선일보가 정권 말기만 되면 어디에 붙을 것인지 또는 누가 이길 가능성이 있는지를 고려하여 편파적이고 작위적인 선동 글을 교묘하게 끼워 넣는다는 소문도 있다. 배성규의 저질 칼럼과 편집진의 팀 플레이가 조선일보의 어떤 기획에서 움직이는 것인지 주시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보여진다.
  
  얼마 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어느 정치인이 더불어민주당 고민정을 향해 '이런 저질 정치인은 처음'이라고 하여 화제가 되었던 일이 있다. 이 칼럼을 읽고 '이런 저질 언론인'이라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