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운동권 시절 같은 운동권 친구들과 私席에서 이런 대화를 나눈 적이 있었다. ‘군사독재 운운하지만 그래도 전두환·노태우는 6·25도 참전하고 월남전에도 갔다 왔잖아. 거기에 비하면 민주 투사라는 김영삼이나 김대중은 전쟁 중에도 군대 안 갔던 자들이잖아….’
  ‘왜 군대 안갔대…?’
  
  소위 민주화 운동 한답시고 데모하던 당시 우리들의 어린 마음 속 한구석에서도 민주화 운동의 지도자란 자들의 위선을 이미 느끼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비록 당시에는 군사독재가 미웠지만, 그래도 나 개인적으로는 당시 군사정권의 지도자들이 그래도 6·25전쟁 때는 학도병으로, 월남전에는 지휘관으로 참전했던 사람들이란 점이 인상적이었다. 당연히 전쟁중에 군대 안간 YS, DJ와 비교가 되었다. 또 노태우 당시 민정당 대표의 두 자녀가 미국 유학 당시 입학서류의 존경하는 사람 이름을 적는 란(欄)에 둘 다 아버지 이름을 적었다는 것도 인상 깊게 다가왔었다. 이 또한 복잡한 사생활로 가족들로부터 별로 존경받지 못하던 당시 민주화 추진 세력과 재야 일부 유명 인사들과 많이 대비되었었다.
  
  6·25전쟁 당시 명문 평양사범을 졸업한 백선엽과 채명신이 목숨 걸고 공산군과 싸웠던 기록을 읽으며 깊은 감동을 받았다. 비록 같은 민주화 운동을 하는 운동권이었지만, 나같은 생각을 가진 학생들과 특정지역 출신 주사파들과는 처음부터 사고의 결이 달랐던 것 같다.
  
  누가 쓴 글인지 도저히 기억이 안나는데, 월남전에 참전했던 분이 쓴 글 중에 이 부분이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육사 출신 4명이 부대의 선두에서 희생되었다는 증언이었다. 투철한 국가관과 애국심에 불타던 육사출신 4명이 부대의 최선두에서 전진하다 전사했다는 내용이었던 것 같은데, 이분의 말이 월남전 당시 조국이 청년들에 큰 빚을 졌다고 했다.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기도 전에(6·25, 월남전쟁), 그리고 내 부모가 아직 갓난 아기였던 시절에(6·25전쟁)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피흘리며 이 나라를 지켜준 것에 한없는 감사를 느낀다.
  
  월남전 참전 용사는 祖國이 당시 참전했던 청년들에게 빚을 졌다고 말했는데 지금 한국의 대통령이라는 문재인은 엉뚱하게 "한국은 베트남에 ‘마음의 빚’을 지고 있습니다"라고 베트남 국민에게 사과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베트남 주석에게 직접 사과하려고 했는데 주변에서 말려서 영상 축전 형식으로 사과했다고 한다. 그렇게 베트남에게 사과하고 싶어 안달이 난 문재인은 베트남戰에 참전한 적도 없고 오히려 자유 월남이 패망하자 희열을 느꼈다고 한다. 한 술 더 떠서 김일성이 월남전 당시 포로로 잡힌 이대용 공사 등 한국 외교관 3명과의 교환을 요구했다는 신영복을 제일 존경한다고 한다.
  
  현재 대통령 자리에 있는 문재인을 보며 개인적으로 나라가 글러먹었다는 생각이 든다. 대통령이 나오려면 전쟁터에서 나라를 위해 선두에 서서 싸우던 그 애국심에 불타던 육사 출신 청년들 중에서 대통령이 나와야지 간첩을 존경하고 우방국이 패망하고 적국이 승리했는데 희열을 느꼈다는 자가 대통령이 되다니 이 나라가 많이 글러먹었다는 생각이 든다.
  
  조국을 위해 전사한 청년들에게 나라가 진 빚은 안중에도 없고 베트남 사람들에게는 마음의 빚을 안고 사는 사람이 한국 대통령이 맞나? 적에게 희생된 천안함 용사들에게는 마음의 빚이 없고 김정은한테만 마음의 빚을 느끼고 사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새삼 현충일을 맞고 보니 문재인 같은 인간이 대통령을 한다는 현실에 착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고 거듭 나라가 글러먹었다는 생각밖에 안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