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병제냐 징병제냐 하는 논쟁이 한참이다. 국민들은 이게 현실적으로 뭐가 필요한지 언론을 통해서 정보를 전혀 받지 못하고 있다. 그냥 주관적으로 모병제가 좋을 것 같다, 징병제가 좋을 것 같다는 여론조사만 당하고 있는 것이다.
  
  모병제와 징병제를 논할 때는 일단 직업군인의 숫자와 징병 사병들의 숫자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고 그들의 인건비 비중은 얼마나 되냐가 기본 지식이다. 국방부가 2022~2023년까지 목표로하는 한국군 숫자는 총 50만 명이고 그들은 직업군인 20만 명, 징병 사병 30만 명으로 구성된다. 2021년 국방예산은 53조 원이다. 그 중 병력운영비(인건비 등)는 39%인 20조6000억 원이다. 세분해 보면 급여 15조2000억 원, 연금 3조1000억 원 등으로 되어 있다. 한국군 59만 명이었던 2019년 예산안 인건비 구성을 보면 직업군인 20만 명 9조8000억 원, 징병 사병 39만 명 1조7000억 원으로 총 11조5000억 원이었다.
  
  상기 통계를 기준으로 모병제를 실시한다면 대략 인건비 12조 원, 연금 3조 원의 추가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 하사 임용 경쟁률을 보면 해군 6대 1, 공군 10대 1, 육군 3.6대 1인데, 육군 하사 모집은 경쟁률이 낮아서 2020년 처음으로 10년 복무를 보장하는 '장기복무 부사관' 제도 도입으로 경쟁률이 8.5대 1로 2배 이상 높아졌다.
  
  현재 징병제하에서는 징병 사병이 1년 반 정도 근무하기 때문에 3~4년 뒤에는 사병 인원을 채울 수 없지만 10년 근무하는 직업군인 한 명은 징병 사병 6~7명의 복무기간을 근무하니 보장 근무기간 늘리는 것 하나만으로도 모병 경쟁률을 높여 적절한 병력 수와 전문인력 유지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그리고 한국 여군의 숫자는 현재 1만5000명 정도인데, 전체 군인의 3%가 좀 안된다. 미군의 경우 여군 숫자가 21만 명으로 전체 병력의 16%가 넘는다. 2020년 한국 여군 부사관 모집 경쟁률은 18.5대 1이었다. 병력 50만의 10%인 5만 명만 여군으로 충원하여도 모병제시 인력부족 문제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모병제하에서는 남녀 모두 지원할 수 있기 때문에 군복무자의 직업 이동시 군복무 가산점 주는 것은 문제 없을 것이다. 결국은 돈이다. 2022년 정부예산은 600조 원이다. 앞으로 국방예산을 점진적으로 최대 15조 원 증액하여 모병제로 갈 것인지, 아니면 어차피 3~4년 뒤에는 징병 사병 부족으로 50만 병력 유지할 수 없을 때 강제로 모병제당하면서 혼란을 겪을 것인지 다음 정권이 들어서는 2022년에는 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