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글을 하나 올렸다가 내렸습니다. 중학 시절 학교에서 ‘보이즈 비 앰시셔스’라는 말을 선생님한테서 들었습니다. 철없던 어린 시절 야망이라고 함은 정치적 야망이거나 돈을 많이 벌어 부자가 되는 것으로 생각했었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칠십 고개 노인이 되어 그 말의 배경을 다시 찾아보았습니다. 백여년 전 일본 북해도의 농업학교가 세워질 무렵 그 학교는 미국인 선생을 초청했습니다. 미국인 선생 클라아크 박사는 일본으로 올 때 신약성경 오십 권 정도를 사 가지고 왔습니다. 학생들의 윤리교육에 그 이상의 좋은 책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육개월 정도 학생들을 가르치고 돌아갈 때 “보이즈 비 앰비셔스”라고 말했습니다. 그 말은 소년들이 세속적인 출세를 하라고 한 말이 아니었습니다. 그가 말을 하게 된 배경은 뉴잉글랜드 퓨리턴의 정신이었습니다. 클라아크 박사가 말한 앰비션은 전 인류의 암이나 나병을 고치려 투쟁하는 의학자나 실패가 반복되더라도 꺽이지 않고 새로운 땅을 찾는 탐험가의 숭고한 목적을 앰비션이라고 했던 것입니다.
  
  ‘보이’라는 말도 단순히 신체상의 젊음만 말한 게 아니었습니다. 앞날의 희망을 안고 매진하는 사람은 늙어도 ‘보이’라는 깊은 뜻이 담겨 있었습니다. 에머슨은 그 말을 ‘그대의 수레를 별에 매달아라’고 시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소망을 높이 가지라는 말이었습니다. 그 해석을 책에서 읽으면서 저는 이 나라의 정신적 성장을 위해 오늘도 맑고 투명한 시를 쓰는 사람들이나 사람들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는 사람들이 바로 앰비션을 가진 보이라고 깨달았습니다. 그런 사람들이야말로 에머슨의 시처럼 자신의 수레를 별에 매단 좋은 앰비션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런 생각을 담은 글을 쓰는 과정에서 세상적인 야망을 가졌다가 허망하게 주저앉은 친구가 떠올랐습니다. 생생하게 살아있는 모델을 묘사했을 때 전달력이 더 클 것이라는 생각에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그의 모습을 실루엣처럼 그려 보았습니다. 그러나 쓰고 나서 바로 후회하는 마음이 떠올랐습니다. 대상이 된 상대방에게는 상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글을 바로 내렸습니다. 그리고 속으로 그 친구에게 사과를 하고 있습니다.
  
  내남없이 인간이란 다 공명심에 들뜨고 속된 야망을 가지고 있기 마련인데 내가 너무 경솔하고 약하게 행동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글을 내리고 바로 마음으로 잘못을 빌고 있습니다. 누가 하라고 권한 것도 아닌데 매일 하나씩 써서 블로그에 글을 올리다 보니까 나도 모르게 어떤 틀 속의 의무감에 빠져드는 것 같습니다. 오늘의 경솔함도 그런 틀 속에 빠진 좁은 생각과 미망 속에서 나온 것 같습니다. 반성을 하고 또 반성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