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닷컴의 연재 기사 '만물상'은 인기가 많다. 오늘은 '문어와 게도 아프다'는 제목으로 된 글인데 이렇게 결론하고 있다.《인간은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짐승을 죽여야 한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연민과 감사의 마음을 갖지 않는다면 인간성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과연 저게 본마음일까? 혹시 글만 저렇게 썼을 뿐, 마음은 그렇지 않음을 넘어 더욱 모진 게 아닐까? 문어와 개. 돼지에게도 연민을 갖자 하고, 또 감사하자는 사람들이 왜 자기 나라 대통령이 죽어도 조문을 안 가나? 안 갈 뿐만 아니라 남의 조문도 막고 비난한다. 사과하지 않고 죽었다고 그 죽음에마저 빚쟁이짓을 했다.
  
  전두환 전대통령의 어느 측면만 저자들의 마음에 안 들었을 뿐 다른 측면은 저자들도 환영했을 것이다. 경제적 풍요 속에 공장에 다니지 않고 대학을 공부했을 것이고, 여성은 걱정없이 밤길을 걸었을 것이고, 통금 없는 세상에서 젊음의 낭만도 추구했을 것이고, 컬러TV를 보면서 흑백시대를 벗어났을 것이고, 이윽고는 제 손으로 대통령을 뽑는 민주주의도 만났을 것이고, 평화적 정권교체의 전통을 세웠음을 알게 되었을 것이고, 우리가 올림픽을 개최했다는 가슴 뿌듯함도 가졌을 것이고, 해외여행 자유화가 되어 그랜드캐년도 구경했을 것이다. 거기에 서서 인생무상. 한 점만 깨달았다면 저러지는 않을 것이다.
  
  이제 국립묘지는 좌익 출신이거나 저자들의 눈에 든 사람만이 가는 곳인 모양이다. 우리들에게 저렇게 해 준 대통령을 국립묘지에 모시기는커녕 죽은 이의 관짝에 돌을 던지고 침을 뱉는다. 마지막 가는 길에 '서거'라는 말 한 마디 해 주기도 아까워한다. 밴댕이처럼 속아지가 좁아 조화 하나 보내지 않았다. 문어. 게. 돼지에게도 인간성을 찾는 자들이 저럴 수가 있나?
  
  자. 이제 신문의 결론을 끌어와서 내 결론으로 삼겠다. “아무리 그렇다 해도 연민과 감사의 마음을 갖지 않는다면 인간성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