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대한민국에서 교회 전도사로 변신하는데 그치지 않고 대북 전단 살포에 전념하고 있는 이민복이 탈북하기 이전 북한 땅에서의 직업은 농업연구소의 연구원이었다. 그는 북한의 고질적인 식량 부족, 특히 쌀 부족의 원인이 북한식 집단농업으로 인한 농민들의 생산의욕 감소에 있으며 집단농업을 개인농업으로 전환했을 경우의 미곡 생산량이 몇 배로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발견한 내용을 ‘편지’로 작성하여 이를 《조선로동당 중앙당 1호》 앞으로 우송했었다. 당시 《조선로동당 중앙당 1호》는 곧 김일성(金日成)을 가리키는 호칭이었다.

며칠 뒤 중앙당에서 몇 명의 지도원들이 이민복을 찾아 왔다. 그들은 이민복을 만나서 그로부터 문제의 ‘편지’를 쓰게 된 경위를 청취한 뒤 “농업 증산 문제에 대한 동무의 견해가 틀린 것은 아니지만 공화국에서 농업 정책은 정치 문제이지 농업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정치적 해결의 과제이니 동무는 더이상 이 문제에 관한 의견을 말하지 말라”고 입단속을 하고 돌아갔다.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말을 참아야 하는 입장이 된 이민복은 답답한 마음을 견디다 못한 나머지 결국 탈북을 결행했고 중국 여러 곳을 전전하는 가운데 자신의 주장이 뎅샤오핑(鄧少平)의 권력 복귀 이후의 중국에서는 이미 국가적으로 채택이 되어서 혁명적 농업 증산이 이루어지고 있는 사실을 확인한 뒤 이 진실을 북한 밖으로부터 북한 안으로 전파시키겠다는 일념으로 한국으로 와서 대북 전단 살포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런데, 최근 매일 매일은 물론 아침ㆍ점심ㆍ저녁때마다 말을 바꾸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 이재명(李在明)이 최근에는 “농업은 정치다”라는 구호성 어록을 선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아무래도 사람들 마음에서 이재명의 이념 성향에 대한 의구심이 일어나고 있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 아닌가 싶다. 서양에 “오리처럼 생기고, 오리처럼 헤엄치고 오리와 같은 울음 소리를 내면 그것은 오리일 가능성이 많다”(If it looks like a duck, swims like a duck and quacks like a duck, then it probably is a duck.)는 속담이 있다는 사실이 상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