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든 윤석열이 이길 것이다. 여론조사로는 엎치락뒤치락하지만 그것은 반이 엉터리이고 반이 작전용이다. 무학산이 비록 시답잖은 인간이긴 하지만 나의 직관과 직감이 빗나간 적은 별로 없었다. 윤의 선거운동이 어딘가 허술해 보이기도 하지만 선거운동이 야물다고 하여 꼭 당선되는 것도 아닌 바에야 그의 승리를 예감해 주는 것 또한 염력이 되어 그에게 보탬이 될 것이다. 아울러 그의 운명이나 팔자도 믿어 주기로 마음 먹었다. 그러나 만세의 원수임에는 변함이 없다.
  
  세상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은 정해진 때와 우연이 겹쳐서 생기는 현상이다. 그가 몇 계단을 한참에 뛰어올라 검찰총장이 된 것도 비상한 일이요, 그때 하필 조국이 법무장관이 된 것도 우연이다. 그게 비료가 되어 대선 후보로 컸다. 이낙연처럼 사람 좋아 보이고 약점투성이가 아닌 사람이 그의 상대가 되지 않은 것도 행운이다. 전과 4범이 그의 적수가 되었기에 윤석열의 약점과 그의 처와 장모의 그것이 상대적으로 하잘 것 없는 허물로 작아졌다. 이 또한 그럴 수 없는 요행이다. 내 운명이 좋은 것만으로도 천복이겠는데, 이재명의 허물이 윤석열을 돕고, 조국의 사나운 팔자가 윤석열의 팔자를 돕는다. 짜 맞춘 듯한 이 일련의 우연을 어찌 운명이라 아니 할 것이며 어찌 한때 반짝 빛나는 운명에만 그치고 말겠는가.
  
  물에 빠져 죽을 운명인 사람은 물에 빠져 죽고야 만다. 그를 물가에 내어놓지 않으려 방안에 가두고 쇠통을 잠가놓아도 제 스스로 벽에다가 물 水 字를 써놓고 거기에 코를 박고 죽는 게 운명의 굴레이다. 이런 운명의 굴레를 거꾸로 뒤집은 놓은 것이 윤석열의 운명이다. 하는 일마다 좋게 열매 맺는 운명인 것이다 마치 마이다스의 손처럼.
  
  누구로부터 탄압을 받거나 불리한 경우, 윤석열은 도리어 더욱 우뚝해졌다. 나쁜 곳으로 몰리는 팔자가 아니라 좋은 곳으로 내닫는 팔자로써 잘 될 수밖에 없는 상승(常勝)의 전쟁神과 손잡고 있는 것이다. 운명도 상승기류를 탈 땐 시너지 효과가 배가 되며 아무도 감히 훼방할 수가 없다 아직 까지는 운명의 여신이 그를 감싸고 있는 것이다.
  
  다만 운명은 그 주인이 아끼고 가꾸고 키워야 한다. 감나무 아래 누워만 있으면 좋은 운명은 사라지고 만다. 이것이 좋은 운명을 준 하늘의 공평한 뜻이지 않겠는가. 박복한 사람도 부단히 노력하면 운수는 펴지기 마련이다. 이것이 나쁜 팔자를 준 하늘의 배려이지 않겠는가. 그래서 우리는 그에게 싸우지 않는다고 성을 낸 것이다. 하지만 자기 운명을 아끼고 가꿀 뜻이 애초에 없었다면 정치판에 발을 담갔겠나.
  
  윤석열이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지금의 좋은 운명은 문재인을 싫어하는 숱한 사람들의 기대와 광열이 모여서 만들어졌고 또 저들에게서 좋은 운명을 조금씩 떼내고 모두어 잠시 빌려 쓰는 운명임을!
  
  보잘 것 없는 우리의 직관은 여기까지만이다. 아직 실마리가 시작되지 않은 일은 직관의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모른다. 대통령이 되고 난 후의 운명도 모른다. 대통령이 되어서 행복할지 불행할지도 모르겠다. 그가 박근혜를 잡았으니 그 또한 남에게 잡힐지 어떻게 알겠는가. 세상만사 유위전변(有爲轉變)이다. 박근혜와 윤석열의 십이인연(十二因緣)이 어떻게 엉켜있는지 누가 알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