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야권 단일화는 안철수의 통큰 양보가 물꼬를 터서 선거일 15일 전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 야권 단일 후보 오세훈은 단일화 열기로 서울 49개 모든 선거구에서 이기는 압승을 이루어냈다. 이번 대선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는 설연휴 직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여 대선 공식 선거 기간이 시작되는 2022년 2월 15일까지는 타결되어야 한다. 너무 일찍 단일화하는 것은 컨벤션 효과 지속을 위해 별로이다. 안철수, 윤석열의 밀당이 유권자들에게 피로감보다는 긴장감을 높여 주는 극적인 단일화가 되어야 할 것이다.
  
  통합 후보 여론조사 문항이 첫 번째 관문이고, 통합 후보가 선출된 뒤 대통령에 당선되면 공동정부를 어떻게 구성할지가 두 번째 관문이다. 한국 정부를 운영한다는 것은 그것에 관계된 이해 당사자의 밥줄과도 관계된다. 이때까지의 민주당이나 국민의힘 행태를 보면 심정적으로는 안철수가 대통령 되는 게 더 파격적인 혁신이 있을 수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정치는 혼자 하는 게 아니다. 인재 풀과 선거조직력은 국민의당이 빈약한 게 현실이다. 딸린 식구들이 많은 게 국민의힘이다.
  
  10년여 전 안철수가 정계 데뷰할 때 본인에게 제일 이상적 방향은 그 때 서울시장에 출마하여 서울시장 먼저 당선되고, 그 후 정치하며 시행착오 거치는 것이었다. 그랬으면 직전 2017년 19대 대선쯤에서 문재인은 출마 못했거나 출마했어도 안철수 자신이 대통령 당선되었을지 모른다. 이번 20대 대선은 안철수에게 10년여 전과 같은 상황을 다시 만들어 준다. 불확실한 미래에 배팅하지 말고, 확실한 미래에 배팅하는 게 현명한 사람이다. 후보 통합 여론조사 문항에서 국민의힘은 지난번과는 달리 역선택 방지 조항을 넣자고 할 것이다. 안철수로서는 그게 불리하다. 공동정부의 형태는 조항 합의가 비교적 쉽게 될 것이다.
  
  결론만 말하면 안철수는 윤석열과 여론조사 문항으로 밀당하다가 국민의힘 요구 사항을 전격적으로 수용하는 통큰 모습 보이는 게 본인을 위해서는 최선의 선택이다. 하늘의 도움이 있으면 그 모습 보고 통합 후보 결정 여론조사에서 국민들은 안철수를 택할 것이다. 반대로 국민들이 윤석열을 택할 경우 안철수는 그만큼 새로운 정치적 자산을 얻어 차차기 21대 대선에서는 강력한 대선주자가 될 것이다. 21대나 22대에 대통령하는 게 확실하기만 하면 20대에 대통령하는 것보다는 훨씬 더 낫다. 정계 원로라는 타이틀의 뒷방 늙은이도 늦게 되고. 다만 이번 야권 통합 과정에서 큰 걸림돌이 있다. 이준석이다. 이때만은 입 다물어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