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재명에게 마음의 빚이라도 있나>
  
  이재명과 민주당이 되게 급한 모양이다. 서두르는 모습이 벼랑 끝에 선 것 같고, 허둥대는 모습이 정신 나간 것 같고, 힘들어 지친 모습이 춥고 배고픈 나그네 같고, 포기한 듯한 모습이 패잔병 같아 보인다. 오죽하면 죽은 노무현까지 시켜서 표를 얻으려 했겠나.
  
  어제 조선일보에 놀랍고도 씁쓸한 기사가 있었다. 민주당이 죽은 노무현 영상을 띄우고, 성대까지 흉내 내어 마치 노무현이 연설하는 것처럼 했는데 그 중 한 대목은 이렇다. “오랫만에 뵙죠....저 노무현은 사람 사는 세상을 꿈꾸며 가난과 역경을 딛고 일어나 오직 국민만을 생각하며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기득권과 싸워 이겨내는 정의로운 이재명 후보를 지지합니다.”
  
  박근혜를 새누리당이 탄핵했다고들 말하지만, 주군을 버리는 일은 민주당이 처음 시작했다 노무현 대통령 말년에, 열우당이 노무현에게 탈당하라 강요했고, 당을 부수고 뛰쳐나가 딴 살림을 차렸었다(그때 열우당 의원 곧 지금의 민주당 의원 중, 누가 어떤 말로 노무현을 공격했는지 신문에 난 것을 보관하고 있다 안 그랬다고 우긴다면 여기에 공개하겠다).
  
  노무현이 자살하자, 죽은 이를 동정하는 우리네의 심성으로, 노무현이 다시 피어났다. 그러자 노무현을 구박했던 자들이 먼저 노무현을 칭송하고 聖人化했다. 여기까지는 좋다. 그러나 죽은 사람을 자기네 편리대로 이리저리 끌고 다니고, 자기 입맛대로 노무현을 해석하고, 자기네 취향대로 '노무현 정신'을 만들었다. 이번에도 그랬다. 전과 4범을 위해 “정의로운 이재명 후보를 지지합니다”란 말까지 하게 했다.
  
  민주당이 윤석열에게 무당이 어떠니 미신이 어떠니 하며 공격했다만, 그것은 산 사람끼리의 일이다. 하지만 자기네는 죽은 사람을 시켜서 산 유권자의 마음을 끌게 했다. 미신보다 못한 짓이다. 민주당이 노무현을 聖人化했다 그래놓고 이재명의 시다바리처럼 써먹었다 .
  
  민주당이 저랬던 것은 이재명 때문이고 패색이 짙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 후보였다면 패배가 눈앞에 닥쳐도 저러지는 않았을 것이다. 세상에 뜸부기가 한 마리뿐인 것도 아닌데 민주당은 왜 패배할 것이 뻔하고, 흠결도 많은 이재명을 갈아치우지 않나? 함께 넘어지고 같이 망하고 싶냐? 이 참에 이재명은 사퇴하는 게 수다. 그러면 이재명은 선한 사람으로 대접되고, 민주당도 정신을 차릴 것이다. 도덕과 법률도 후보를 사퇴한 그 충심을 봐서 용서해 줄는지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