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하교인에게 성경 보내기에 대한 지적>
  
  죽음의 굿판을 집어치워라! 민주화의 상징인 김지하 시인이 부르짖은 말이다. 6.29선언 이후 민주화열풍이 세찰 때 대학생을 비롯한 젊은이들의 분신이 줄을 이었다. 이를 부추기듯 하는 분위기에 대해 시인은 실랄히 비판을 한다. 이를 두고 변절자라고 비난하는 민주화세력도 있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고 하면서. 하지만 아무리 대의라고 해도 생명이상 일수는 없다는 양심의 호소인 것이다. 이런 양심을 지닌 것이 진정한 민주화 투사인 것이다.
  
  이는 교회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아니 교회가 더욱 생명을 최우선 가치로 여겨야 한다. 그 위력한 근거가 생명은 천하보다 귀하다는 말씀이 있기 때문이다(마태복음 16;26).
  
  얼마 전 교회에 충실한 탈북 자매가 북한 지하교인에게 성경을 보내준다고 한다. 이와 반대로 나는 성경을 치우라고 했다. 북한 지하교인을 도운 경험으로 한 말이었다. 그러자 순교를 운운하며 뜻을 굽히지 않는다. 이에 동조하는 댓글자들도 성경을 치우라고 하는 것은 잡귀라고 비판한다.
  
  이들에게 내 곁에서 벌어진 다음과 같은 실례를 들려주어야겠다. 성경 때문에 총살되고 온 가족이 생지옥 속에 끌려가 생사를 알 수 없는 고통의 역사를 보고도 그런 소리를 함부로 하는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손주복 지하교인 사건. 2006년 6월13일자 조선일보에 <서울행, 기약없는 2년, 더이상 갈 곳이 없어요> 제목의 기사를 보고 나는 깜짝 놀랐다. 북한에서 함께 근무했던 북경대학 출신의 최고엘리트 손주복 선생이 간첩으로 총살되었다는 것이다. 총살 이유는 안승운 선교사와 안기부 일을 도왔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교회와 안기부는 무책임하게도 그 남은 가족에 대한 관심이 없어 삼국에서 기약없이 떠돈다니 기가 막힌 것이다.
  
  다행히도 신문기사가 나간 후에야 남한에 올 수 있었고 손주복 선생의 손녀와도 연락이 취해져 만나기로 하였다. 하지만 너무 조심스러워 해 15년이 지난 2021년에야 실제로 만났다. 손녀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할아버지, 할머니는 울면서 기도할 정도로 독실한 지하교인이 되었고 수완도 좋아 성경도 반입하였다.
  
  사건이 터지기 전에 성경을 아궁이에 넣었기에 다행이지 드러났더라면 손녀와 엄마도 잡혀갔을 것이라고 한다. 가족은 말그대로 풍비박산되었다. 할아버지, 할머니, 3명의 삼촌까지 정치범수용소에 끌려갔다.
  
  막내삼촌은 북한에 있을 때 필자도 보았는데 도 체육단 선수였다. 건장한 그가 반항할까 보아 이중삼중으로 족쇄를 채워 호송차에 매달아놓았다고 한다. 손녀의 엄마는 그 자리에서 이혼도장을 찍었기에 살아났지만 심적 고통과 생활고행 길에서 사망, 남겨진 손녀는 이 집 저 집 친척집에 머슴살이하던 끝에 중국으로 탈출. 손녀는 남한에 와서 교회에 다닌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순교하셨네요.> 하니 <그러면 뭐해요, 온 가족이 풍비박산 났는데요.> 이렇게 말하며 수심에 잠긴 손녀보고 신앙심이 부족하다고 해야 할가. 17살 때 겪은 트라우마는 평생을 지배하며 떠나지 않을 것이다.
  
  손정훈 형 지하교인 사건. 또 한 사례는 북한민주화위원회 사무국장을 했던 손정훈 탈북인사의 경우이다. 그의 친형이 중국에서 선교사를 통해 신앙을 가졌고 북한으로 선교하려 들어간 것이다. 결국 붙잡혔고 처형되었다는 소문도 있다.
  
  동생인 손정훈은 남한의 북한인권단체들과 미국의회에까지 달려가 형님을 살려달라고 호소하였다. 하지만 감감 무소식이다. 그 트라우마로 인해 손정훈씨는 한때 북한으로 돌아가겠다고 인터뷰까지 하는 등 건강도 나빠지고 현재도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
  
  또 한 사례는 탈북자 출신 동아일보 주성하 기자이다. 탈북하여 중국에 체류시 최광 선교사가 운영하는 성경공부반에 있다가 모두 체포 북송되어 겨우 살아 다시 탈북해 온 케이스이다.
  
  <내래 죽가시요!>란 책 저자로 유명한 최광 선교사는 선교 열정이 대단한 분이다. 탈북자들을 중국 현지에서 훈련시켜 북한에 파송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선교열정과 달리 현실은 너무나 냉혹,
  
  많은 탈북자가 운집하다나니 그만큼 비밀도 새 나가 통체로 급습당한 것이다. 북송되어 대부분 정치범수용소로 끌려갔고 주성하 기자는 갈 데가 없어 얼결에 있었을 뿐이라는 주장이 먹혀들어 겨우 살아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죽다 살아난 경험을 가진 주성하 기자는 생명경시의 기독교인들에 대해 상당한 지적을 한다. 탈북자도 똑같은 생명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남한 국적자들은 체포되어도 얼마간의 감옥생활을 마치면 나와서 책도 내고 유명해지지만 탈북자들은 죽는다는 것이다. 하기에 자신은 아무리 기사감에 목을 맨 기자이지만 생명에 위해 될 탈북자 관련 기사는 절대 내지 않는다고 한다.
  
  어떤 목사님의 설교에서이다. 6.25 전쟁시 인민군이 교인들에게 성경책을 짓밟고 가라고 한다. 이에 순종한 자는 총살하였고 거부한 자는 진짜 교인이기에 살려주었다고 한다. 출처가 분명치 않은 이 설교는 꾸며내었다고 본다. 왜냐면 공산당의 최대 상극으로서 진짜 교인을 죽이면 죽였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면 성경을 밟고서라도 살아야 한다고 본다. 성경책은 어찌면 책일 뿐이지 믿음의 전부가 아닌 것이다. 성경책을 밟지 않고 순교해야 한다는 것은 하나님을 시험하는 것이라고 본다.
  
  성경에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라고 했다. 만약 위의 설교식이라면 - 해방 후 공산당 탄압을 피해 남한으로 탈출한 북한 교인들은 모두 가짜 교인으로 된다. 그 속에서는 개신교의 <성인>인 한경직 목사도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들 보고 공산당과 싸우다 순교해야지 도망쳐 왔기에 가짜 교인이라고 할 수 있을까. 북한 지하교인들에게 성경 보내기도 마찬가지이다. 성경 속의 카타콤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생명에 위협되는 곳이 북한이다. 성경책 발견 즉시 변명할 여지조차 없이 처형감이다.
  
  목숨을 걸고 신앙을 가지고 있는 지하교인 자체가 믿음이 우리보다 훨씬 위에 있는 분들이다. 이들을 더욱 존경하고 소중하게 생각한다면 그들의 안위를 최우선으로 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그들이 성경책을 원해도 오히려 치우세요!라고 했던 것이다.
  
  또 성경을 운반하던 자 역시 적발 즉시 간첩으로 몰려 처형된다. 나치의 게쉬타포는 망할 때까지 존재했다. 북한 역시 마찬가지이다. 어쩌면 나치보다 북한의 정보망이 더욱 고약하다.
  
  이런 속에서 성경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다. 남한은 짐승의 생명경시도 법으로 처벌하는 세상이다. 하물며 인간의 생명을 경시하는 것은 그 어떤 대의로도 안 된다.
  
  세속사회에서도 생명보험과 건강보험까지 들면서 살아간다. 그런데 고결해야 할 교회가 세속사회보다 못한 것이 허다하다. 생명경시와 사고가 나도 아무런 책임도 안 지면서 성경책을 빌미로 순교를 말하는 것이 바로 잡귀라고 본다.
  
  성경 보내기가 위험하니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돈을 보내주면 지하교인들이 알아서 잘 활용할 것이다. 또 찬송가의 가르침대로 저 바람따라 복음을 전하면 된다.
  
  풍선을 통한 전도지는 위험도가 굉장히 낮다. 그냥 종이 쪽지인 줄 알았다고 핑계를 댈 수도 있고 또 연고자가 없기에 그것으로 수사가 끝나기 때문이다.
  
  압록강, 두만강변에 쪽복음 성경이 널려 있는 것을 보았다. 북한에 전하라는 명을 받은 이들이 수고비만 챙기고 버린 것이다. 성경을 운반하다가 들키면 변명의 여지없이 간첩으로 처형되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들 보고 사기꾼이라고 하기 전에 시키는 자들이 직접 나서 보아라. 그래야 그 심정이 어떤 것인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우리는 생명존중을 최우선하면서 지혜의 방법으로 복음을 전해야 한다.
  
  (사)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북풍선단장 이민복(선교사)
  
  010-5543 25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