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당선증"을 받은 지가 이제 나흘째다. 당선자에게 당부와 요구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가히 천지개벽을 바라는 듯하다. 이 많은 민의(民意)를 요약하면 "통합(統合)"과 "협치(協治)"로 축약된다. 불과 네 글자로 압축되지만 그 속에 내포된 내용은 "태산(泰山)"처럼 높고 "하해(河海)"처럼 넓다. 앞으로 10년이 걸려도 제대로 뿌리 내리기가 어려울 것 같다. 엄청난 물량이다.

언론을 통해 분출되고 있는 내용들을 대충 열거해 보면 문재인 정권이 5년동안 허물어뜨린 1: 자유민주주의의 대한민국이란 국가정체성 회복. 2: 소득주도성장이란 소위 "소주성경제체제"를 "성장주도와 시장경제체제"로의 전환. 3: 中·北 중시의 위험한 관계를 韓·美동맹의 굳건한 안보체제로의 재구축. 4: 제왕적 대통령 중심의 기형적 정치체제에 대한 정치개혁. 5: 끼리끼리 편 가르기로 인사, 각종 이권, 지역차별, 성차별 등 갈등과 분열 만연의 망국적 현실 혁파 등이다. 

열화같은 민성(民聲)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인사문제에 대한 화답(和答)이 의미심장하다. 윤석열 정부의 인사문제는 "논공행상을 하지 않겠다", "공정"과 "실무", "속도전"을 3대 원칙으로 삼겠다. "여성할당"과 "지역안배" 등의 인선(人選)은 반대한다고 밝혔다. 대통령 당선자의 국정 철학이 제대로 실현되려면 국정 동반자인 180여 석을 차지하고 있는 거대 야당의 협조가 필요하다. 그래서 "협치(協治)"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정권이 들어서기도 전에 "대장동 게이트 특검" 문제를 놓고 '더불어민주당' 측이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의 특검 인사권을 두고 어느 쪽이 이재명과 더불어민주당에 유리할 것인가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협치"의 앞날을 걱정스럽게 하고 있다. 

끝으로 원로 언론인 류근일 전 주필은 1: 윤 대통령을 식물화하려는 내각제, 이원집정제, 김종인식 통합정부, 연방제 개헌론을 물리치고 강력한 통치권을 구추할 것. 2: 한·미동맹, 군·정보기관, 사법부, 검찰, 경찰, 방송권력부터 제자리에 놓을 것. 3: 과감한 정치개편으로 강력한 자유민주주의 주도세력의 건설. 4: 주사파를 박멸한 자유민주시민혁명 전투대형의 구축. 5: 국제자유민주해양세력의 확고한 구성원이 될 것 등을 당부하고 대선 승리는 전체 싸움의 한 부분일 뿐임을 강조했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윤석열 정부의 운명은 앞으로 50일에 달렸다"고 지적하기도 했지만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요구하는 것은 좋은 나라를 만드는 과정에 부담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