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치를 투시(透視)한다"는 일본의 정치평론가 다나카 아키라(田中明)가 쓴 책 제목이다. 다나카 아키라는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曽根康弘) 전 일본총리의 참모였다. 일본 다쿠쇼쿠(拓殖)대학 교수였다. 고인이 됐다.

다나카 아키라는 "한국정치를 투시한다"에서 한국정치의 앞날에 대해 의미심장하고도 절망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한국정치를 투시한다"는 1995년 5월 한국에서도 번역 출간됐다. 다나카 아키라는 "앞으로 누가 한국의 대통령이 된다 해도 한국정치는 나라와 백성이야 어떻게 되든 오직 권력 쟁탈에만 매달렸던 조선시대 당쟁(黨爭)정치의 원형으로 복귀할 것이다. 그것은 한국의 문민정치가 갖고 있는 전통이고 존재 양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다나카 아키라는"군 출신인 박정희 시대 18년은 예외로 봐야 한다"고도 평가했다. 다나카 아키라의 이 같은 견해는 "모든 것을 조국 근대화에 바친 박정희 시대를 제외하면 민주주의를 성취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던 모든 대통령들의 시대가 조선시대의 당쟁과 별반 차이가 없다는 뜻으로도 보인다. 

다나카 아키라는 2002년 "이야기 한국인"이란 책에서도 또 다른 충격을 한국사회에 던졌다. "한국은 역사적으로 지배층이 관념주의(觀念主義)에 빠져 나라를 망쳤다. 그 원인은 무(武)를 가볍게 본 문치주의(文治主義) 때문이었다"고 기록했다. 다나카 아키라 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월간조선 전 편집장 문갑식도 2016년 10월호 월간조선 "편집장의 편지, 왜 지금 다시 박정희인가"에서 자세하게 서술한 바 있다.

다나카 아키라가 지적한 한국정치의 고질적 병폐는 사라졌는가? 아니면 끈질지게 이어져 더 기승을 부리고 있는가? 반성해볼 필요가 있다. 촛불혁명으로 태어난 정권이라고 UN에까지 가서 자랑한 문재인정권은 과연 그들이 말하는 촛불정신을 제대로 계승발전시켰는가? "촛불"이 아닌 "X불"로 엿바꿔 먹고 말았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역대 정권 가운데 권력투쟁에만 핏발을 벌겋게 세우느라 가장 무능하고 국민을 많이 괴롭혀 온 문재인 정권이 무슨 얼굴로 뻔뻔스럽게 자화자찬하고 있는가? 국민의 신성한 선택에 의해 새로 탄생할 윤석열 정부에 대해 협조는 차치하고라도 몽니와 비아냥거림으로 일관하는  철면피한 추태야말로 가렴주구(苛斂誅求)의 전형이 아니고 무엇인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고 조직에 충성한다는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권이 저지른 부정부패와 국가 위신추락만이라도 정상의 반석 위에 올려놓기만 한다면 지저분한 문재인 정권과는 크게 차별화될 것이다. 좌파운동권 정권은 국민을 속이고 갈라놓은 것만으로도 부족해 새로 들어서는 정권에 대해 망국적 당쟁에만 몰두하고 있다. 조국 근대화에 모든 것을 바친 박정희 시대가 붕당정치(崩黨政治)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다나카 아키라가 지적한 바와 같이 윤석열 정부도 생존을 위한 고질적 투쟁정치의 존재양식에서 예외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