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에《'대선 왜 졌나' 토론 없이 급발진…檢개혁 놓고 쪼개진 민주당》이란 기사가 있다. 대선에 왜 졌는지 아직도 모르니 우리는 기분이 좋다. 패배의 원인을 모르니 또 패배할 것이라서다. 저 원인 찾기 논의가 백가쟁명이라고 한다. 정권을 빼앗겼는데 그 원인이 어찌 백 개가 안 되겠느냐마는 핵심은 단 하나다. 이재명이를 후보로 내었기 때문이다. 보기에 따라서 사기꾼 같아도, 상습 범죄자 같아도, 또 바람둥이 같아도 보인다. 국민이 눈이 멀지도 않았는데 저런 자를 대통령으로 찍어 주겠나. 그런데도 이재명 탓을 하는 이는 적다. 도리어 검찰 탓을 하는 이의 목소리가 크다못해 검찰을 치는 데는 하나가 되었다.
  
  민주당은 '검수완박'에 사활을 건 듯하다. 그들은 지은 죄도 많고, 죄지은 자도 많으니 검수완박 말고는 살아날 길이 없다 싶어서 검수완박을 개혁으로 핑계 대고 나섰을 것이고, 그래서 지지자를 불러 모아 맨 앞줄에 세우며 이미 집회를 아홉 번이나 했다. 바람을 잡고 세를 모으는 모습에서 '검수완박'을 불시에 속전속결로 해치울 각오가 느껴진다. 그 각오에 불길한 그림자가 어른거린다. 과거에 징험했던 그 불길한 그림자를 검수완박 반대자 말고는 못 보는 듯하다.
  
  역사는 자주 엉뚱한 데서 풍파를 일으켜 물줄기를 돌려 놓는다. 그리고 역사의 흐름은 계산대로만 흘러가지는 않는다. 민주당이 다수당임을 믿고 검찰을 탈탈 털려는 것이나 공화당이 다수당의 힘으로 김영삼을 제명시킨 것이나 다를 바 없다. 그래서 무슨 일이 터졌나? '검수완박'이 통과되면 부마사태 같은 사태가 터질 것이다. 문재인이 나가고 비워 놓은 청와대가 먼저 불타 허물어질지 모른다. 장차 윤석열은 보통으로 독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