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교육부 발표에 의하면, 2007~18 기간 동안 미성년자가 공저자로 등재된 논문 1033건의 연구윤리 검증 결과, 미성년자가 부정 저자로 등재된 것이 96건이라고 합니다. 소위 일류대학의 건수가 많았는데, 박상규 기자에 의하면, 이중 22건(최다수)이 적발된 서울대의 경우 관련 교원 모두 주의나 경고에 그쳤을 뿐 징계는 아무도 받지 않았고, 판정 결과를 연구부정논문이 게재된 저널에 통보하지도 않았다고 합니다.
  
  이쯤 되면, 엘리트 대학사회가 서로 덮어주기에 급급하다고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이렇게 자성이 없는 행태는 학계가 사회로부터 받아야 할 신뢰를 무너뜨릴 뿐 아니라, 외부로부터의 철퇴를 부를 수밖에 없습니다. 학자라 존경받아야 하는 사람들이 학자로서의 윤리를 저버리고 평범한 청년들에게 박탈감을 안겨준다면 지도층으로서 무슨 자격이 있겠습니까.
  
  자신과 같은 잣대로 다른 교수들도 털어달라 요구하는 조국 전 장관의 ‘부끄러움도 진정성도 없는’ 유아적 자세는 딱하지만, 그의 요구가 아니라도 연구부정, 추천서 위조, 대리시험 등 학자윤리를 저버린 교수 부모들에게 같은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공정의 가치는 그것을 외치는 이를 선거에서 당선시켰다고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곪은 부분을 도려내고 뼈아프게 자성하는 우리 사회의 노력으로 지켜집니다.
  
  이것은 보수나 진보 진영의 재건 정도로 축소시킬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사회를 증오 포퓰리즘의 광풍으로부터 지키고 상처받은 청년들의 마음을 일으켜 세우기 위해 공동체가 감당해야 하는 아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