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가 빚은 온 평생 빚이고 친구 빚은 반평생 빚이다'는 속담이 있다. 듣기로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은 죽마고우라 한다. 그 덕분에 원내대표를 차지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게 아니라고 하더라도 대통령의 후광을 입었을 것이라는 세상의 입방아는 어쩔 수 없다. 대통령과 죽마고우라는 소문이 난 것부터가 권성동의 무게감을 올려주는 것 또한 어쩌지 못할 사실이다. 이런 것조차 없다 할지라도 대통령과 죽마고우라는 사실만으로서도 권성동은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
  
  그렇거늘 그는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의 회담 중에 자신의 휴대전화를 꺼내든 모습이 기자한테 사진까지 찍혔다(조선일보 참조). 일전에도 때아니게 휴대폰을 꺼내 대통령으로 하여금 얼굴을 못 들게 만들고선 또 휴대폰질을 했으니 상식적 인간이 못 돼 보인다. 대통령이 펠로시와 만나지 않았다 하여 비판의 도마 위에 고기처럼 누웠던 게 바로 어제인데 같은 펠로시한테 권성동도 물의를 일으켰다. 대통령의 실책을 덮어주어도 모자랄 판에 말이다.
  
  대통령 앞에 드러누운 두 사람. 이준석은 다 알게 터놓고 드러눕지만, 권성동은 충성하는 모습으로써 드러눕는다. 누가 더 나쁜가. 이준석은 생판 남을 괴롭힐지라도 권성동은 죽마고우를 괴롭힌다. 누가 더 악질인가.
  
  권성동은 배신자란 주홍글씨가 붙은 자이다. 세상을 살얼음 밟듯이 살아야 할 사람이 회담장에서도 어린애처럼 휴대폰질이나 한다. 배신을 한 번도 안 한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한 사람은 없다. 권성동이 대통령의 죽마고우라는 기사를 읽고 무학산은 장탄식을 했다. 슬프게도 들어맞고 있다.